Natural Born Charmer (Mass Market Paperback)
Phillips, Susan Elizabeth 지음 / HarperCollins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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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뽑은 차로 한적한 시골 도로를 달려가던 시카고 스타즈의 쿼터백 딘은 잠시 자신의 눈을 의심합니다.
머리 없는 비버가 이 여름날에 길가를 따라 걸어가고 있었거든요.
정확히 말하자면 머리탈 제외한 비버 옷을 입은 아가씨가.

헐 이게 웬일? 하고 차를 세우고 말을 걸어보지만, 비버 아가씨는 그를 무시해버립니다.
흥미가 동한 딘은 그녀에게 차를 태워주겠다고 하고, 지치고 땀에 절은 비버는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 착한 아가씨는 따라하면 안돼요. 클나요 -_-;)

딘은 곧 비버의 이름이 블루이며(낳을 때 어머니가 기분이 좀 우울하셨답니다)
남자친구의 SOS 요청을 받아 짐싸서 와보니 그놈은 딴 여자를 옆에 끼고 있었더라... 라는 사연을 알게 되지요.

일단 전 남자친구놈을 박살낸 후, 어쩌저쩌한 사정으로 계좌를 털려 땡전 한푼 없는 블루는 할 수 없이 딘의 신세를 지게 됩니다.
유명한 여성 인권운동가의 딸로 태어나, 평생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살았지만 이렇게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된 건 처음이라 불안하기 짝이 없어요.

딘은 시골에 사놓은 집을 개조하는 중인데, 관리인이랑 연락이 안 되어 진척상황을 체크하러 달려가던 중이었죠.
집에 도착해보니, 문제의 관리인은 딘이 세상 누구보다도 만나고 싶지 않은 여자, 그의 어머니 에이프릴이었어요.

좋은말로 롸커들의 뮤즈, 나쁜말로 그루피였던 그녀는 아들이 자랄 때 제대로 돌봐주지 못한 것이 부끄러워, 아들에게 'home'을 만들어주고 싶단 생각에 정체를 숨기고 이 일을 맡았던 거예요.

게다가, 딘이 조용히 살려고 장만한 이 집에 나타난 불청객은 에이프릴만이 아니었으니...
유명 락 스타(뭐 대충 롤링스톤스 동급쯤 되는 설정)인 아버지 잭과 바로 얼마전 어머니를 잃은 배다른 여동생 라일리까지 들이닥칩니다. 평생 부모와 거리를 두고 살아온 딘으로서는 그저 사람살려! 일 뿐.

(스토리는 여기서 자르고)

Match Me If You Can에서 남주 히스의 속을 공사 양면으로 박박 긁던 꽃미남 스타 딘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속편입니다. 자기가 예쁘다는(?) 걸 알고 있으며, 그걸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한껏 멋내기를 즐기는 남주의 등장.
미를 추구하는 것을 남성성에 대한 위협으로 느끼지 않는 남자라니, 시대가 변하긴 변하네요.

두 주인공 다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냈기에, 타인을 가까이하길 꺼리는 사람들이에요.
딘은 가벼운 꽃미남 이미지를 방패삼아, 블루는 초상화가 일을 하며 떠돌아다니는 걸로 사람들과의 깊은 관계를 피하지요.

그러므로 먼저 과거의 상처를 극복해야 진도가 나갈 수밖에 없는 주인공들입니다만...
둘의 달콤씁쓸한 연애보다는 그 상처 극복에 좀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편이에요.
딘의 부모 사이의 관계, 어머니와 딘의 관계, 한번도 보지 못한 배다른 오빠를 우상화하는 여동생과의 관계,
블루의 경우엔 세상 불쌍한 사람들을 보살피느라 정작 친딸은 방치한 어머니에 대한 마음 등.

잘 쓴 작품이긴 한데... 도입부와 달리 마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에요. 전편 Match Me If You Can과 비교하자면, 이쪽이 더 잘 썼다고 할 수 있겠지만 즐거움 측면에서는 딸린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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