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울 것이 남아 있어 다시 태어난다_임영태
p. 24
(티베트 밀교와 관련하여 윤회 사상을 설명하는 책에서 인간이 계속 새로 태어나며 윤회를 거듭하는 이유에 대해)
"배울 것이 남아 있어 다시 태어난다."
p. 25
무엇을 배울 것인가, 무엇을 배우라 하는가, 고통 앞에서 그렇게 말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자기 삶의 목적과 정면으로 마주 서게 되는 것이다.
 

나를 기관 단총처럼 써먹게_안도현
p. 33
"의료 행위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그 의료비를 감당할 여유가 없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다." _ <닥터 노먼 베쑨> 재인용


아파, 나도 아프다고_김용석
p. 81
플로베르는 하등 동물에서 고등 동물로 갈수록 '고통을 견디는 능력'이 커진다고 했다.
 

사랑하라, 희망 없이_이명원
p. 101
"사랑하라, 희망 없이." 이 말은 소설가 윤영수 씨의 창작집 제목에서 온 것이다. 내게 이 말은 사랑을 둘러싼 현재의 남루아 통증들을, 지금 이 순간 즐겁게 긍정하고 자극하게 껴안으라는 말로 들린다.
 

한 말씀만 하소서, 내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_노혜경
p. 105
그러다가 세상 안으로 조금씩 들어오면서 세상의 일들이 나를 사로잡고 아프게 하기 시작했을 때, 내가 맨 처음 깨달은 것은 말의 힘이란 보잘것없다는 것이었다.(중략)

사람들이 말의 직설적 지시 능력을 믿지 못하고 행간을 찾아 헤매는 시대는 괴롭다.
p. 106
어느날 미사에서, 늘 듣던 말이 갑자기 내게 다가와 크나큰 위안으로 나를 사로잡은 것이다. "한 말씀만 하소서, 내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내 영혼이 낫는다 - 그렇다, 영혼이 병들 수밖에 없는 시대에는 어떤 말인들 상하지 않을소냐. 두 주먹 불끈 쥐고 싸우고 또 싸우자. 그렇게 젊음은 갔다.
 

몰락에 직면함으로써 자신에게 더 가까워질 수 있다_윤성희
pp.112-113
열아홉 살 되던 무렵, 나는 최승자의 시집에서 이런 구절을 발견했었다.
"상처받고 응시하고 꿈꾼다."


가슴 뛰는 일을 하라_한비야(<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에서 본듯)
pp. 127-128
그 이동 병원에 40대 중반의 케냐인 안과 의사가 있었다. 알고 보니 대통령도 만나려면 며칠 기다려야 할 정도로 유명한 의사인데 이런 깡촌에 와서 전염병 풍토병 환자들을 아무렇지 않게 만지며 치료하고 있는 것이었다. 궁금한 내가 물었다.
"당신은 아주 유명한 의사면서 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런 험한 곳에서 일하고 있나요?"
이 친구, 어금니가 모두 보일 정도로 활짝 웃으며 말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돈 버는 데만 쓰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하기 때문이죠."
(중략)
나는 이 일을 하는 데는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기술을 습득하느냐보다 어떤 삶을 살기로 결정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예컨대, 자기가 가진 능력과 가능성을 힘 있는 자에게 보태며 달콤하게 살다가 자연사할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힘없는 자와 나누며 세상의 불공평과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선생님처럼 그리지 않을래요_박재동
p. 142
"전 선생님처럼 그리지 않을 거예요. 선생님 그림엔 삶도 역사도 없어요"
(중략)
이 아이가 던진 한마디는 서서히 내 마음에 균열을 일으키더니 이윽고 오롭고 비현실적이며 고집스럽던 나의 성을 무너뜨리고 말았다. 입시 준비생이던 그에게 나는 한편으로는 태산이기도 했는데 그 태산이 허무하게 무너진 것이다.
철저하게 '삶의 철학'을 예술관으로 가진 제자에 의해 나는 무너져 갔던 것이다. 그것은 나의 오랜 방황을 끝맺는 계기가 되었고, 차츰 나는 나와 이웃의 삶ㅁ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할 수 있는 일이면 과감히 행하라_김신명숙
p. 145
중요한 것은 누가 나를 '알아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느냐' 그리고 '진실로 하고 싶은가' 하는 것이었다. 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그만 부려 놓고 오로지 '할 수 있는가', '하고 싶은가' 하는 물음에만 집중하니 나도 모르는 새에 자신감이 생겼다.
 

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해_이희재
pp. 158-159
하지만 완전한 것이 어디 있을가? 수영을 잘하기 전에는 수영장에 들어가지 앟겠다는 식의 각오라니, 배신이 두려워 친구를 사귀지 않거나 이별이 두려워 사랑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비바람을 맞으며 다져지고 상처를 통해 익어가는 불완전한 길 위의 여정이 청춘인 것이다.
"자, 머뭇거리지 말고 박을 내딛어."
 

걸을 때는 걷는 생각만 하라_박완서
pp. 181-182
(생략)걸을 때는 걷는 생각만 하라(생략)
그 말씀을 그리도 자주 들었건만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었다. 건강한 사람이 걷는 건 숨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절로 되는 것이지 내가 지금 오른발을 내놓아야지, 다음에는 왼발을 내놓아야지 하고 걷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몇 발자국은 그럴 수도 있겠지만 곧 잡념이 생기게 된다.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일을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은 딴 생각을 하는 재미 때문인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생략)
거의 안 넘어지게 된 것은 예순을 넘기고부터이다. 어머니 말씀을 알아듣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딴 생각을 하더라도 너무 골똘하게 하지 않는다. 목적지에 빨리 가려고 허둥대지 않는다. 걷는 것 자체를 즐긴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두 다리가 멀쩡해서 걸을 수 있는 것을 감사한다.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걷는다. 사는 데 있어서도 천천히 걷듯이 특별한 목적 없이 산다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감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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