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기러 가세 불리러 가세
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
굽어 보살펴 잘 도와줄 때
정한 마음으로 원수가 있거든
내리 사랑하고 잘 도와주어라
불리러 가요 외기러 가요
닫은 문을 열러 갈 때 나를 따라오너라
나를 따라올 때
험하고 머나먼 길이니라
대신명님을 뫼시고 올 때
가도 끝이 없고
가고 또 갈 때
나만 좇아오거라
오다가 보면 돌부리가 있다
또 가시덤불이 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라
깊은 물 옅은 물 찬물 더운물 수없이 있느니라
건너다 지치면
힘을 내고 용기를 얻어라
모든 시련과 싸워 이기고 극복하여라
멀리 보고 힘을 갖고 결심하여라
네가 가고 있는 길을 잊지 말고
명심하여야 한다
높이 보고 가거라
깊이 생각하며 가야 하느니라
옆눈을 뜨지 마라
생각을 해보아라
높고 옅고 깉은 데가 있으니
마음을 다져야 한다
다 겪고 겪다 보면 지친다
지치면 넘어진다
넘어지면 일어나거라
일어나면 또 넘어진다
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야 하느니라
다시 넘어진다
다시 딛고 일어나거라
수없이 넘어지고 수없이 일어나거라
넘어지고 넘어지다 보면
네가 설 곳이 있느니라
이리 오너라 가까이 오너라
이만치 오너라
잘 받아라 잘 받아야 한다

- 신어머니 무당(김금화 선생)이 내림굿을 하며 새롭게 탄생하는 새끼 무당의 치마폭에 무구를 던져 주기 전 축원한 내용 p. 14

누구에게라도 사는 일은 험하고 머나먼 길일 것이었다. 가시덤불을 헤쳐 가야 하고, 깊고 얕고 차고 더운 물을 건너야 하고, 높은 산과 수없이 만날 것이었다. 그때 멀리 보고 시련과 싸워 이기고, 가는 길을 잊지 말고, 높이 보고, 옆눈을 뜨지 말고, 마음을 다져야 했다. 그래도 지칠 것이며 지쳐서 넘어질 것이었다.
넘어지면 일어나고 다시 넘어지면 또다시 일어나라, 수없이 넘어지고 또다시 일어나라고, 그러면 설 곳이 있으리라고 신어머니 무당이 말했다. 방금 두터운 알을 깨고 나온 새끼 무당에게.(p. 15_이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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