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은 날로부터 사십구일만에 지내는 제사 祭祀 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중략) 사십구재는 우리나라에서 보편화된 제례문화制禮文化로 자리 잡았습니다만 그 의미의 근본 뜻은 제사라고 하는 제制가 아니라 재공양 齋供養이라고 할 때의 재齋라는 것입니다. 이 글자는 불교에서 사용하는 전문 용어로써 부처님이나 또는 도덕이 높은 스님들께 무엇인가 공양물을 받들어 올린다는 의미의 글자입니다. 그래서 사십구재란 돌아가신 영가(죽은 사람의 영혼)에게 공양물을 받들어 올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pp. 22-23
칠일마에 한번씩 재를 올리는 것은 몸을 벗어버린 영가가 몸을 가지고 있을 때 지은 업에 따라 다음 생을 받아 돌아가야 하는데 그 기간이 7일을 일주기로 하여 7주 기간 동안 계속되며 그 기간 동안 중음(죽어서 새로운 몸을 받지 못한 상태)을 면하고 다음 생을 받을 인연이 정해져 본생처로 가서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p. 25
(불교에서는 사십구재를 지내면 동시에 탈상을 한다) 49재를 지내고 탈상을 하는 것은 이미 영가가 천도를 받아 극락왕생을 했거나 아니면 다른 생을 받아 환생처로 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중략) 사십구재의 기본 정신은 영가를 천도하여 부처님의 나라로 인도하고 나아가 무명無明을 벗고 해탈解脫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재공양물을 많이 차리고 싶은 것은 영가를 위하는 마음에서 누구나 바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지극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특히 부모님의 천도재는 재를 올리는 자식의 정성이 부모님의 영가에게 전달되어 감동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pp. 43-46
윤회는 오늘 나의 현실은 과거에 지은 업의 결과이며, 오늘 내가 하는 행위는 업이 되어 미래의 나의 삶을 결정짓게 된다고 하는 사실을 밝히고 있습니다. p.111

Q & A

Q. 출가외인이 친정어머니 사십구재를 해도 되나?
A. 출가했다고 해서 외인이라고 하는 것은 조선시대의 유교적인 관점입니다. 조선시대도 여인을 출가외인으로 취급한 것은 중기 이후의 일이라고 말하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불교가 크게 부흥했던 신라시대나 고려시대에는 극심하게 남녀를 차별하지도 않았고, 결혼한 여인이라고 해도 친정에 대하여 의무과 권리를 빼앗지 않았습니다. (중략) 남녀의 차별을 두지 않는 것은 재를 올릴 때 영단에 자을 올리고 절을 할 때도 불교는 남녀의 차별이 없습니다.

Q. 위패는 어떻게 써야 하는가
A. 유교에서는 제사를 지낼 때 위패를 지방이라고 해서 제사 상 위에 써서 붙여 놓는데, 이것이 문제가 많습니다. 벼슬을 하지 않은 사람은 아예 사람으로 취급을 안합니다. 심하게 말하면 벼슬하지 않은 사람은 위패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왜냐하면 국록을 먹는 벼슬이 없으면 천편일률적으로 모든 사람의 위패(지방)를 현고학생부군신위 顯考學生府君神位 라고 합니다. 그야 말로 성도 없고 이름도 없습니다. 이것은 벼슬하지 못한 사람은 사람으로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어머니의 위패를 쓸 때는 현비유인은진임씨신위라고 하여 성씨는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벼슬을 한 사람은 그 벼슬의 명칭을 씁니다.
위와 같은 것은 그야 말로 구시대적인 것이고, 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위패는 특별한 양식이 있다기보다 정중하고 정확한 글씨로 아버지의 이름을 써 놓기만 해도 됩니다. 아니면 그냥 사진만 놓고 위패를 안 써도 됩니다. (중략)
간단하고 모범적인 예를 든다면 '선부친홍길동영가'라고 하면 됩니다.
(중략)
우리의 전총 제사는 유교식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각 지방마다 약간씩 다르고 집안마다도 약간씩 다릅니다. 이것은 결국 자기 방식대로 하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공연히 까다로운 법식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옛말에도 '남의 제사에 감 놓아라, 대추 놓아라하다'는 속담이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집 식으로 하면 되는 것입니다.
제사는 첫째도 둘째도 정성입니다.

Q. 사십구재는 어떤 옷을 태우는가
A. 옷을 태우는 것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육신이 소멸하여 저승으로 간 영가에게 옷을 소멸하여 저승에서 입고 가라고 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살아 있는 이승의 사람이 돌아가신 영가의 옷을 태우므로 해서 이승의 인연을 마무리 짓는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반드시 어떤 특정한 옷을 소각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각용으로 시장에서 파는 값싼 옷을 사다가 소각해도 좋고요. 더욱 좋은 의미를 가지려면 살아 있을 때 입든 옷 중에서 하나를 소각하면 좋습니다. 가장 좋은 의미를 가지려면 옷을 태우지 말고 깨끗한 옷을, 옷이 없는 사람에게 보시하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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