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앤루니스’ 종로타워점 여는 김천식 대표  [05/02/17]
 
[책과 사람] ‘반디앤루니스’ 종로타워점 여는 김천식 대표

“반디앤루니스 종로타워점 개점을 계기로 ‘서점 1번지’의 명성을 되찾겠습니다.”

㈜서울문고 김천식(67) 대표가 대형서점 종로 3국시대의 부활을 선언했다. 지난 14일 예전 화신백화점 자리인 삼성 종로타워 지하 1,2층에 오는 4월9일 개점을 목표로 매장규모 1300평의 공사에 들어간 것. 기존 교보문고와 영풍문고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지만 종로의 명소로 가꾸겠다는 포부다.

“젊었을 때 종로서적을 일구신 장하구 선생님을 존경했는데,2002년 종로서적이 문을 닫아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번에 신문화의 상징인 화신백화점 자리에 서울문고를 열기로 한 것도 종로서적의 정신을 되살리려는 취지입니다.”

김 사장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책이 잘 팔리지 않는 시대에 강남도 아닌 강북에 대형서점을 여는 것은 모험이 아니냐는 질문에 “밤이 깊으면 새벽이 멀지 않음을 알 수 있다”면서 “곧 경기가 회복돼 책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건물 계약을 해준 삼성측도 기존 의류쇼핑몰 사업보다는 기업 이미지에 좋은 서점 유치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서점 앞 만남의 광장을 더욱 아름답게 조성해 책을 찾는 시민들이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하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울문고가 들어서는 곳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밀레니엄 플라자’라는 이름의 의류쇼핑몰이 있던 자리. 예정대로 서울문고가 4월초에 문을 열면 종각역 지하통로를 통해 영풍문고와 바로 연결돼 있어 두 대형서점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과열 경쟁이 일 것이라는 일부의 지적에 일본 서점가 부흥의 예를 들면서 “기존 2강 구도에 서울문고가 가세하면 안정적인 3각구도를 유지해 출판시장의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 위축된 출판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사장은 이어 “옛 종로서적은 종교관련 책들이 많아 기독인들이 즐겨 찾았던 곳”이라며 “종로서적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기독교 서적 코너를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서점 앞에 가로 20m,세로 5m 대형 서고를 제작해 해방 이후 베스트셀러를 전시함으로써 한국근현대 출판문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뜻있는 장서가들의 기증운동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부산 동래고와 서울대 상대를 나와 1976년에 현대에 입사,이명박 서울시장과 함께 당시의 중동신화를 창조했던 인물. 1992년 현댄 건설을 퇴직한 뒤 지금까지 서울문고 경영에 전념하고 있다.

김 사장은 “반디앤루니스는 ‘반딧불이’를 영어로 옮긴 ‘반디’와 달빛을 의미하는 라틴어 ‘루니’의 합성어이면서 ‘형설지공’의 뜻을 가진 이름”이라며 “반딧불과 눈빛 아래서도 책을 읽던 선조들의 정신을 소중하게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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