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25시]'현금보다 상품권' 설선물 특수  [05/02/11]
 
[박종현기자의 출판 25시]'현금보다 상품권' 설선물 특수

독서욕 자극…대형서점들 호황
연휴전후 매출 10배이상 늘어

설연휴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의 선전이 눈부셨다. 평상시와 달리 차례를 지낸 뒤 찾는 설 무렵의 극장에서는 아무래도 가족이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영화가 제격일 것이다. 그러니 자막 없이 편히 즐길 수 있는 국산 영화가 할리우드 영화보다도 애초에 경쟁력이 있었을 터다.

해마다 극장가만큼이나 설연휴를 반기는 곳이 있다. 바로 시내 대형 서점들이다. 방학과 개학 시기를 전후해 매출이 느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 설과 추석 연휴를 전후해 매출이 늘어난다.

친지들에게서 받은 세뱃돈을 갖고 서점을 찾는 젊은 독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설을 맞아 덕담을 건네는 학부모들이 자녀의 손을 잡고 서점을 찾아 ‘뜻있는 가르침’을 전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 동네 책방보다는 시내 대형서점들이 ‘대박’을 경험하게 된다. 동네 서점들이 쉬는 사이 영업을 계속해 매출을 늘리기 때문이다. 인력 운용상 동네 군소 서점들이 짧게는 하루 길게는 3일 이상 문을 닫는 것과 달리, 대형서점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영업할 수 있다.

이 기간에는 특히 문화상품권 매출이 늘어난다.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리브로 등 대형서점의 문화상품권 매출은 평균 10배 이상 늘어나는 게 보통이다.

일례로 교보문고 전 매장이 올 설 연휴 기간인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상품권 매출이 2억60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매출액 대비 5.6%로, 평상시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1% 정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또 지난해 설연휴 기간에 1억8500만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3.9%를 차지한 것에 비해서도 액수와 비율이 모두 늘어난 수치이다.

교보문고 남성호 홍보팀장은 “일부 매장에서는 설연휴를 전후해 하루 평균 상품권 매출이 보통 때에 비해 20배 이상 높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며 “아이들이 현금으로 책을 살 때는 아끼지만 문화상품권으로 사는 것은 크게 주저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평상시 교보문고의 상품권 매출 추이에서도 확인된다. 카드나 현금 매출은 주말과 휴일에 집중적으로 늘어나는 데 비해 상품권 매출은 휴일에 1% 정도였다가 매주 월요일에 보통 5% 이상을 기록한다. 휴일에 주변에서 선물 받은 상품권을 월요일에 쓰기 때문이다.

‘빳빳한’ 현금보다는 ‘부드러운’ 문화상품권이 아이들의 독서욕구를 자극한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일부 경제단체에서 펼치는 ‘선물 주고받기’를 문화계에서 ‘상품권 주고받기’로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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