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서점 '종로 3국시대' 부활  [05/02/10]
 
㈜서울문고의 대형서점 브랜드인 반디앤루니스가 교보문고와 영풍문고에 한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울문고는 서울 강북의 대표적인 대형서점가인 종로, 그것도 영풍문고 바로 옆 자리에 반디앤루니스 종로타워점을 열기로 하고 곧 내부공사를 시작한다. 2002년 종로서적이 부도로 문을 닫은 이후 교보, 영풍 2강 구도였던 광화문ㆍ종로 일대 대형서점가가 다시 뜨거운 3파전을 벌일 전망이다.

서울문고는 10일 “옛날 화신백화점 자리인 삼성 종로타워 지하 2층에 매장규모 1,300평의 반디앤루니스 서점을 4월 중 열 계획”이라며 “14일에 본격적인 내부 공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원래 이 자리는 ‘밀레니엄 플라자’라는 이름의 쇼핑몰이었지만 경기침체로 매장의 매출이 떨어지면서 임대료 수익에 차질이 생기자 소유주인 삼성생명이 모두 철수시키고 서울문고와 한 층 전체를 임대계약했다.

서울문고는 종로타워점을 교보문고 광화문점이나 영풍문고 종로점처럼 책은 물론 음반, 문구 등을 함께 파는 종합판매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달 말에는 최대 90명의 신규 사원을 뽑기 위한 원서 접수까지 마쳤다.

코엑스에 1,500평 규모의 반디앤루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문고는 반디앤루니스 종로타워점이 개점하면 대형서점 밀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만남의 장소로 명성 높았던 종로서적의 역할을 부활한다는 데에도 비중을 두고 있다.

지하라는 한계가 있지만 지하철 1호선 종각역과 바로 연결되는 정문 앞 공간이 넓은 데다 공연 무대까지 있어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좋은 환경이다. 교보나 영풍문고와 달리 “편안하고 차분하게 책을 고를 수 있도록 매장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차별화 전략도 구상하고 있다.

반디앤루니스 개점 계획이 알려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영풍문고. 종각역에서 이어지는 영풍빌딩 지하 1, 2층 연면적 3,000평 규모의 영풍은 종로서적이 폐업한 뒤 반사 이익을 톡톡히 누렸으나, 최근 불황으로 매출이 떨어지는 데다 경쟁서점까지 치고 들어와 업친 데 덮친 격이다. “상권이 다르다”며 반디앤루니스의 영향을 애써 무시하려는 교보문고(매장 면적 2,700평)도 속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수년 사이 강남에 잇따라 대형서점이 생기면서 서점문화의 중심축이 강남으로 옮겨간 형편이었는데, 반디앤루니스 종로타워점 개점을 계기로 종로가 ‘서점 일번지’ 명성을 되찾을 지도 관심거리다.

서점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걸림돌이긴 하지만 종로는 강남과 달리 대형서점들이 한 지역에 몰려 있어 길게 봐서 매출 상승효과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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