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레터] 영화와 소설 [05/01/28]
 
최근 영화 ‘마더 데레사’ 개봉을 맞아 테레사 수녀의 자서전과 평전들이 새롭게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에 이미 관련 도서들이 나와 있는 상태지만, 영화 개봉 덕분인지 신간들의 반응이 좋다고 합니다. 지난 연말에는 영화 ‘알렉산더’ 개봉을 앞두고 알렉산더 대왕 전기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보다 앞서 영화 ‘트로이’는 트로이 전쟁 관련서 유행을 낳았습니다.

요즘 베스트셀러 소설 중에 ‘진주 귀고리 소녀’도 영화의 덕을 톡톡히 본 경우입니다. 소설이 먼저 번역됐지만, 원작이 영미권에서 거둔 평판에 비해 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뒤늦게 영화가 개봉된 뒤 베스트셀러로 껑충 뛰어올랐기 때문에 좋은 영화가 좋은 소설을 살린 모범 사례로 꼽힙니다.

그러나 국내 출판계가 해외 영화, 그것도 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하늘에서 떨어지는 동아줄’로 삼아 매달리는 현상이 좋게 보이지 않기도 합니다. 미국 대작 영화의 원작도 아닌 관련서들을 졸속으로 기획·번역함으로써 ‘달리는 말 위에 올라타겠다’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미국에서 ‘십자군’이란 대작이 나온다고 하는데 앞으로 십자군 관련서가 국내 서점가에 얼마나 쏟아져 나올지 궁금합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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