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수학도 학습만화로 풀면 술술~ [05/01/25]
 
아이들의 관심 유도… 학습효과 극대화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 구성된 책 피해야

“그만 보고 책 좀 읽어라.”

만화에 푹 빠진 아이에게 대부분의 부모가 하는 말 아닌가. 만화는 책이 아니니까 그만 읽고, ‘책’을 읽으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만화는 책이다. 분명한 사실이다. 만화가 책으로서 인간에게 기여하는 바를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만화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이유는 아마 만화 자체가 지닌 문제라기보다는 만화의 유통이나 주변 환경에서 기인한 바가 컸을 것이다.

만화 읽는 아이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읽기가 쉽기 때문이다. 게다가 만화는 재미있다.

만화라는 매체를 이용한 학습은 좋은 책을 골라 잘만 읽히면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골치 아프고 하기 싫은 공부지만 우선은 만화를 읽는 재미가 있으므로 힘들다고 느끼지 못한다.

또한 학습 만화는 좋은 독자로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도 한다. 아이가 혼자서 읽기 시작하면서 책에 대한 흥미를 잃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말과 글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그림책은 말처럼 읽힌다. 그러나 글은 말 그대로 글이다. 글은 말보다 어렵다. 만화는 말의 형태이기 때문에 글만 있는 것보다 쉽게 이해가 되는 데다 그림이라는 보조 자료까지 있어서 책읽기의 부담이 줄어든다. 만화 읽기를 통해 책읽기의 즐거움을 깨달은 아이는 자연스럽게 다른 책을 손에 쥐기도 한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아이들이 만화에 중독되면 일반 책과 멀어지게 된다. 만화는 줄거리 위주이기 때문에 그 전개가 매우 빠르다. 갈등 구조가 있다고 해도 단순하다. 인물들의 내면 심리를 강렬한 선이나 동작, 단순 간결한 대화 등으로 표현하므로 한눈에 알아본다. 그러니 내용 이해하는 데 크게 머리를 쓸 필요가 없다. 이처럼 쉬운 읽을거리에 길들여지면 언어사고력이 향상되지 못하고, 언어사고력이 부족하면 점점 더 책을 안 읽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만화 읽기를 지도할 때는 좋은 만화를 고르는 것이 우선이다. 만화로서의 완성도와 정보의 양과 질에 관해 살펴보면 좋은 책을 고를 수 있다.

쉽고 재미있다는 것이 만화의 속성이긴 하지만, 지나쳐서 선정적이기까지 한 책은 피해야 한다. 지나치게 과장을 일삼는 책도 주의해야 한다. 또 색채가 필요 이상으로 화려해서 눈을 쉬 피로하게 만드는 책도 좋지 않다. 장면 분할이 너무 많거나 적어서 내용 전달에 문제가 있는 책도 제외한다. 정보의 양과 질이 적절한지도 따져 보아야 한다. 정보의 양은 적으면서 흥미 요소만 지나치게 강조한 책은 피하는 것이 좋다. 주객이 전도된 격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기는 쉬운 일이 아니므로, 우선 출판사나 저자가 귄위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본 후, 목차를 자세히 읽어 보거나 페이지를 대충 넘기면서 살펴봄으로써 만화의 질을 파악해야 한다. 전문가가 권하는 목록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림과 글이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 각각의 네모 칸 속에서 글과 그림은 상호보완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어떤 것을 그림으로, 어떤 것을 말로 나타내는지 알아보는 과정을 통해서 말과 글의 역할을 알 수 있다.


(신현숙·사단법인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연구기획실장)=조선일보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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