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고서원 대표 허아람씨  [05/01/21]
 
'청소년 꿈 이루는 발판 역할 최선'  

쪽빛을 뜻하는 '인디고'는 80년대 이후 태어난 아이들을 가리키는 외래어다.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사유가 가능한 세대라는 의미를 지닌 용어를 내세워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이라는 서원의 개념을 담아낸 것.

이같은 서원의 중심에는 아람샘으로 불리는 허아람(33)씨가 자리하고 있다. 아람의 '람'역시 쪽빛 람이다.

대학 국문학과 1학년 재학 시절,교수님의 추천으로 외국에서 살다온 초등학생의 책읽기 과외를 시작한 그는 그 이후 지금까지 15년간 청소년들의 책읽기 수업을 해왔다. 한 번의 수업을 통해 소화하는 책이 대략 4~6권. △문학 △철학 △역사 △예술 △교육 △생태 여섯 개의 인문학 카테고리에 해당되는 책들을 한 권 모두,혹은 부분별로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만드는 과정이다.

사고가 부쩍부쩍 커지는 아이들을 보면서,좀 더 좋은 책을 읽히기 위해 서점을 들락거렸던 그는 '왜 내가 찾는 책은 이리도 구하기가 힘들까? 서점들이 참고서를 파는 슈퍼마켓인가?'라는 의문에 부닥치곤 했다. 대형서점에선 원하는 책을 찾기가 너무 불편했고 말이다.

그리고 지난 8월 그의 표현을 빌리면 ''사교육'에서 번 돈을 투자해' 마침내 서원을 열기에 이르렀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위치한 13평의 서원(051-628-2897)은 보다 많은 아이들이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이자 부재한 청소년 문화를 일구는 공간인 셈.

서원의 서가엔 매주 한 차례 대형서점에서 그가 직접 고른 20~40권의 신간 등 여섯 개의 카테고리에 해당되는 3천여권의 책들이 진열돼 있다. '학원교재나 참고서,문제집은 물론 없고 교육인적자원부의 필독서나 납득할 수 없는 대형서점의 청소년 추천도서와도 차별화된 도서목록'이라는 게 그의 설명. 목록들은 그의 수업을 듣는 청소년들의 검증을 거쳤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 개개인은 물론 학교 도서관 독서토론의 길잡이가 되겠다는 포부다.

이 덕분일까? 온라인서점과 대형마트의 할인경쟁 와중에서도 꿋꿋하게 정가제를 고집하는 서원엔 100여명의 회원이 생겨났다. 이들은 '주제와 변주'등 행사에 초대된다.

'정가제가 아니면 서점을 유지할 수 없다. 게다가 정가제는 책이 다시 문화가 되는 환원고리다'고 단호히 말하는 그는 '이윤(아직은 그 단계도 아니지만)은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기획으로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적지 않은 경비가 지출되는 '주제와 변주'는 첫 작업으로 2월엔 생물학자인 최재천 서울대 교수 초청을 추진 중이다.

'학원과 교습소 자리에 도서관과 작은 책방들이 세워져서 청소년들이 마음껏 책을 읽고 열띤 토론을 하고 자신의 꿈을 새겨 넣는 날을,진지한 대화와 토론의 자리에 서울은 물론 세계의 지성을 초대하는 날을 꿈꾼다. 그날까지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라는 게 서원의 창립취지다.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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