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세계문학전집’ 10억대 팔렸다  [05/01/20]
 
홈쇼핑서...출판계 불황 ‘탈출구’평가

출판계가 깊은 불황에 빠진 가운데, TV의 홈쇼핑에서 100권짜리 세계문학전집이 10억원 대 이상 팔려 화제가 되고 있다.민음사(대표 박근섭)는 지난 17일 밤 케이블TV LG홈쇼핑에서 1시간 동안 50만원짜리 1000여 세트의 세계문학전집(세트 당 100권·사진)을 판매, 5억여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3주전에 있었던 첫 홈쇼핑 판매에서는 이보다 많은 1300여 세트, 6억5000여만원을 팔아 모두 11억5000여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TV의 홈쇼핑에서 아동 전집류와 학습교재는 이미 연 수백억원 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문학전집류가 이처럼 많이 팔린 것은 처음이다.

1998년 8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로 1권이 나온 민음사의 이 전집은 지난해 4월 100권(춘향전)을 돌파했고 현재 111권째 출간돼 있다. 기존의 세계문학전집과는 다른 관점에서 작가들을 선정했고, 현대어법으로 새로 번역해 호평을 받았다. 이 전집은 서점에서 낱권으로는 평균 8000원 수준에 판매돼 왔다.

홈쇼핑의 한 세트 당 50만원은 인터넷 서점에서 판매되던 62만원보다도 낮은 가격. 민음사는 인터넷 판매에선 보너스로 책을 더 주고 6만원이 넘는 마일리지 혜택 등이 있어 실제는 홈쇼핑과 비슷한 가격이라고 밝혔다.

주부들이 주요 시청자인 홈쇼핑에서 문학전집이 이처럼 많이 팔린데 대해 독자층 및 시장의 확대란 측면에서 ‘사건’이란 평가도 있다. 또 겨울방학을 맞아 수능과 논술에 대비해야 하는 학생을 둔 주부들이 주로 지갑을 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서점에 이어 홈쇼핑에서마저 서적의 할인공세가 이어져 일반서점의 설자리를 더욱 좁혔다는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민음사 박상순 주간은 “주로 주부들이 홈쇼핑을 이용한다고 볼 때 기존 독자층의 분할이 아니라 구매력이 있는 새로운 독자층을 창출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