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프랑크푸르트 도서전'등 국제행사 주빈국 참여준비 만전  [05/01/07]
 
[박종현기자의 출판 25시]'타이베이-프랑크푸르트 도서전'등 국제행사 주빈국 참여준비 만전

올해를 출판계 불황극복 전기로

지난 연말연초에는 어느 때보다도 깊은 불황의 늪에 빠졌던 출판계의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낸 각종 자료가 발표됐다. 교보문고가 개장 이래 처음 매출 감소를 경험했다는 보도도 있었고, 2003년 출간된 신간 서적들이 1997년 외환 위기 직전보다 58.6% 감소했다는 통계청 자료도 발표됐다. 특히 만화와 실용서적은 오히려 발행부수와 판매부수가 늘었으나 사회과학서적을 비롯한 인문학 서적의 매출은 5∼6년 전에 비해 90%나 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광복 60주년이 되는 을유년 새해가 밝았다. 문화계의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올해 출판계는 어느 때와 달리 의욕에 찬 발걸음을 내디딜 여건이 조성돼 있다. 출판 관련 큰 행사가 연이어 개최돼 어느 때보다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올해 출판업계를 전망해 본다.

먼저 ‘문화올림픽’이라 불리는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한국 출판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업계의 공감대는 확정됐다. 그러나 아직도 도서전 주빈국 조직위원회는 전체 예산 규모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 출연금 130여억원에 민간에서 자금을 모금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사업 일정 추진이 더디다는 평이다. 대한출판협회(출협)와 출판인회의 등으로 나뉜 업계가 단일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내부 비판 목소리도 높다.

이보다 앞서 한국은 2월에 타이베이 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여해 출판업계의 위상을 다질 기회를 갖게 된다. 업계는 텔레비전 방송과 영화업에 큰 영향을 미친 한류 열풍을 출판에서도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또한 출판계는 6월 서울 국제도서전을 주관하고 이외에도 볼로냐 도서전, 베이징 도서전, 시카고 도서전 등 각종 도서전에 참여한다. 외국 서적을 수입하던 구조에 익숙했던 한국 출판계가 이들 도서전을 통해 우리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2월에는 출판협동조합 이사장 선거와 출협 회장 선거가 잇따라 예정돼 있어 출판인들이 차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중지를 모으게 된다.

또한 올해 출판계는 예년에 비해 많은 내부적 변화를 경험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지난해 300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올린 출판사들이 속출하면서 가열된 거대 출판사들의 시장 지배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음사와 한길사 김영사 북21세기 등 국내 토종 출판사들의 영토에 랜덤하우스중앙과 베텔스만코리아 등 외국계 출판사의 시장 공략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난해 크게 맹위를 떨친 1인 출판사 등 소형 출판사들이 올해는 더욱 늘어나는 한편, 자본력이 약한 중소형 출판사들의 인수합병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이다. 이래저래 출판에도 다른 업계와 같이 부익부 빈익빈 구조가 뿌리를 내릴 개연성이 높다.

지난해 대형 도매상이 부도를 내면서 불어닥친 영업부문도 올해 구조조정의 파고에 내밀릴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이뤄져 온 ‘어음 주고받기’ 방식의 관행적 영업이 점차 설 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프라인 중심의 영업구조도 더욱 변화가 불가피해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대형 할인점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도서 중개상 그룹이 점차 영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