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통신]출판사ㆍ서점 '빈익빈 부익부'

할인경쟁 난무 중ㆍ소형업체 직격탄

'양극화'는 올해 출판시장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키워드다. 대형 할인점, 인터넷서점 등의 등장으로 '대한민국 최저가 할인경쟁'이 갈수록 격화됨에 따라 출판 관련업체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지난 몇 년간 매우 심해졌다.

IMF 시절만 해도 100억원 매출을 이뤄 내는 출판사가 거의 없었지만 작년에는 단행본 출판사중 300억원대의 출판사는 5개사가 등장하고 100억원대 이상의 출판사는 약 30개사나 포진했다. 이들 출판사의 작년 매출은 단행본 전체 매출 1조 5천억 원의 3분의 1인 5천억 원 가량이었다. 올해에는 이 출판사들의 경우 양적으로 더욱 성장해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보이지만 중소형 출판사들의 몰락은 점점 심해질 것이다.

유통시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 교보문고는 작년 최초로 광화문매장의 매출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강남점의 성장을 감안하지 않은 수치다. 교보문고는 전국 70개점 개설에 전체 점유율 30%를 추구하고 있다. 반디앤루니스는 국세청 자리에 종로점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서점과 영풍문고, 리브로 등은 경쟁적으로 지점을 늘리고 있어 서점 체인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반면에 중소형 서점의 폐업 또는 도산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다. 1994년 말 5,683개로 정점을 이루던 서점은 현재 1,950개 이하로 줄어들었으며 그 수는 더욱 줄어들 것이다. 소매점의 몰락으로 공급처를 잃고 있는 도매상들의 앞날은 밝지 않다. 작년에는 변칙도매업체인 벤더들이 줄줄이 도산했는데 올해 본격 도매상이나 지방도매상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는 반면 관련업체들의 살아남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그 방안의 하나로 출판사, 서점, 유통업체, 포털사이트가 제휴해 런칭부터 함께 하는 공동마케팅이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대만(2월)과 프랑크푸르트(10월) 도서전의 '주빈국'인 우리 출판계는 '한류'의 흐름을 키우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을 추구하기 시작할 것이다.이미 고객은 '독자' 단계와 '사용자' 단계를 넘어 '수집가' 단계에 이르렀다. 그들은 자기의 욕구에 맞는다고 책을 무조건 구매하지는 않는다. 소유 욕망까지 자극하는 책을 주로 구매하고 있다. 따라서 인문사회과학서나 예술서 등은 비록 신간종수의 다양성은 훼손되더라도 질적 성장은 이뤄낼 것이다. 하지만 베스트셀러는 인터넷의 메일 매거진이나 블로그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그런 시스템에 맞는 작품은 구조의 복잡함 같은 것은 사라지고 매우 한정된 문체, 짧고 간결한 문장, 기묘한 기호의 범람, 빠른 템포의 이야기구조로 구성된 글이기 십상이다. 따라서 인터넷적인 '짧은 문장'으로 구성된 가벼움이 다른 한편으로 넘쳐날 것이다.


(헤럴드경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