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책 읽는 국가라야 부흥한다 - 국민일보 [2005. 1. 5]

2003년 한해 동안 출간된 신간 서적(만화 제외)은 7800여만 권으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의 1억8800만권보다 58.6%나 급감했다는 보도다. 사회 전반이 불황으로 허덕이고 있지만 지식기반시대로 일컬어지는 2000년대의 출판현황이 1990년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이중 사회과학 서적은 10분의 1도 안되는 물량을 기록했고 철학과 종교분야 신간도 각각 54.8%와 33%의 감소율을 보여 사회 전체적으로 사회과학과 철학의 빈곤을 드러냈다. 그런가하면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지난해의 매출이 1981년 문을 연 이래 2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외환위기 때도 없었던 현상이다. 판매가 늘어난 부문은 경제 경영서나 외국어 학습서 등 실용서일 뿐 인문서와 예술서 등은 작게는 2%에서 많게는 9% 가까이 판매 부수가 감소했다.

한 마디로 말해 책 읽는 힘은 국력이다. 미국 출판통계사 보커의 발표에 따르면 2003년 미국의 도서출판은 19% 증가했다. 전기,역사,종교서적과 청소년도서의 성장이 돋보인다. 중국도 2003년에 12%의 증가율을 보였다. 중국은 사상,항공,우주과학 분야에서 큰 성장을 보였다. 읽는 힘이 왕성한 나라는 경제적 활력이 넘치고 읽는 힘이 쇠퇴하는 나라는 불황에 허덕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이런 독서쇠퇴 현상을 두고만 봐서는 안된다. 빠른 시일 내에 출판 및 인쇄진흥법을 개정해 출판인쇄산업이 국가 중추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시책을 추진해야 한다. 올해는 타이베이 도서전(2월)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10월)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돼 우리나라 출판산업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독서 새물결 운동’ 등 다양한 독서진흥 운동과 해외진출 지원사업 등을 통해 내수 진작과 해외 진출에 국가적 힘을 기울여야 한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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