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출판사 중심 시장재편 가속화" [05/01/03]
 
[올 출판업계 전망]

내수 부진속 빈익빈 부익부…M&A 가능성 커져
대형 서점 지방진출도 본격화·전자책 약진 기대
국제도서전 주빈국선정 "한국출판위상 높일 기회"

지난 98년 외환위기보다 더 어려웠다는 갑신년이 가고 을유년 새해가 밝았다.

내수중심의 국내 출판업계 특성상 올해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지난해 이어 신간의 발행이 줄어드는 등 업계에서는 긴축경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크푸르트 주빈국 등 올해 출판업계에는 큰 행사가 연이어 개최돼 어느 때 보다 출판업계의 하나 된 목소리와 움직임이 필요한 때다. 올해 출판업계를 전망해 본다.

◇빈익빈 부익부=기업형 출판사의 약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0억대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출판사가 30여개로 늘어나 기업형 출판사의 매출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랜덤하우스중앙, 21세기북스, 베텔스만 등 외국 거대 출판사 자본의 국내 진입이 본격화 돼 올해는 1,000억대 매출을 달성하는 출판사도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대형 출판사를 중심으로 한 M&A(인수합병)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경영상태가 열악한 많은 소규모 출판사는 판로개척이 더욱 어려워져 출판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점 ‘지각변동’ =1월부터 실용도서는 도서정가제 대상 품목에서 제외돼 지난해부터 가속화 된 소형 서점의 부도가 계속되고 그 빈자리를 대형서점의 체인점, 홈쇼핑, 온라인서점, 할인매점 등이 그 자리를 대신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11월 현재 국내 서점은 1,950여개로 최대 활황기였던 94년의 30%만 남았다. 현재 8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교보문고는 내년에 창원점을 열 계획이다. 이 밖에 리브로 등 대형 서점들의 지방 진출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홈쇼핑을 통한 도서판매가 700억원으로 비약적인 매출 신장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홈쇼핑업체들의 최저가 경쟁은 출판 유통질서를 무너뜨리는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대형서점의 지방 진출은 천편일률적인 매장 배치 등으로 베스트셀러만 팔려 출판사는 좋은 책 만들기가 더욱 어려워져 지식의 편향 현상이 심각해 질 것”이라며 “또 소규모 출판사는 판로개척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돼 대형출판사 중심의 시장재편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외진출 본격화=지난해 우리나라의 아동 서적들이 해외에서 연이어 수상을 해 우리 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팥죽할멈과 호랑이’(웅진닷컴 펴냄), ‘지하철은 달려온다’(초방 펴냄) 등이 각각 라카치상 픽션과 논픽션 부분에서 상을 받았다. 아시아권에서는 ‘국화꽃향기’(생각의 나무 펴냄)를 쓴 김하인, ‘그놈은 멋있다’를 쓴 귀여니 등은 한류열풍에 편승해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타이페이 도서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각각 주빈국으로 선정돼 우리 출판의 위상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한국관의 경우 지난해보다 전시면적이 10배가 큰 300평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해가 바뀌었지만 아직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FBF) 주빈국조직위원회는 130억원 규모의 예산을 확정 짓지 못하고 프로그램도 결정되지 않은 채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출판협회, 출판인회의 등으로 나눠져 주도권싸움에만 몰두하고 있어 이번 행사에 국내 출판사들이 얼마나 참가하게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자책 성장세 지속=지난해 이어 올해도 전자책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B2C(기업대 개인), 모바일 시장의 약진이 기대된다. 2003년도 전자책 시장규모는 10억원 정도에 머물렀으나 지난해에는 30억원으로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올해 시장규모를 약 7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종이책 보다 80%정도 저렴한 가격과 편리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콘텐츠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화면이 적어 개선 할 점이 많다. 유윤선 북토피아 이사는 “칼의 노래 등 베스트셀러는 모바일로 5만건이 넘게 팔렸다”며 “모바일 전자책 인터페이스를 강화해 이용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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