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세대의 다양한 작품 나온다  [05/01/03]
 
새해 상반기 출판계 전망

올해 전반적인 출판 불황이라는 큰 틀속에서 문학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 하지만 새해를 맞는 문학계에서는 희망과 바람석인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문학동네 차창룡국장은 “지난해 말 박완서씨의 ‘그 남자네 집’, 공지영씨의 ‘별들의 들판’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모처럼 시장에서 소설이 힘을 얻었다. 올해 초 몇몇 소설들이 이같은 대중적 인기를 이어준다면, 올해는 소설시장 전체가 오랜 침체기에서 벗어나는 전환기가 될 것”이라고 희망의 근거를 설명했다.

또 열림원의 김이금주간은 “번역서이긴 했지만 ‘다빈치 코드’의 인기는 결국 독자들은 여전히 소설을 원하고 있으며, 초대형 베스트셀러는 소설에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래서 불황속에서도 희망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망속에 그렇다면, 올 한해동안 독자들은 누구의 어떤 소설과 시집을 새롭게 만날 수 있을까. 또 출판사들은 어떤 작품에 기대를 걸고 있을까. 주요 문학출판사들의 상반기 출간 라인업을 살펴봤다.

◈국내문학〓올해 국내 문학은 전체적으로 출간 종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청준씨부터 박민규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의 다양한 작품들이 출간될 예정이다. 우선 올해초 대중적으로 가장 기대를 모으고있는 작품은 이번달에 출간될 은희경씨의 장편 ‘비밀과 거짓말’(문학동네). ‘상속’(2002년)이후 은씨가 3년만에 내놓는 작품. 일정한 독자군을 가진 작가의 힘때문에, 출판가에서는 은씨의 작품이 박완서, 공지영씨라는 스타 작가들이 만들어낸 ‘국내 소설 베스트셀러’라는 지난해 흐름을 올해로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어 올 상반기중에 윗세대에서는 이청준씨의 전작장편, 박상륭씨의 신작 소설집(이상 현대문학), 김원일씨의 ‘푸른 혼’(이룸) 서영은씨의 자전적 장편 ‘꽃들은 어디로 갔나’(해냄)등이 출간되고, 1974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카빈 강도 살인 사건을 다뤄 문학적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절판된 최인호씨의 ‘지구인’(문학동네)도 다시 나온다. 이외수씨의 신작(해냄)도 출간되고, 오랫동안 활동을 접었던 소설가 마광수씨의 신작소설과 에세이집(해냄)도 상반기에 볼 수 있다. 그 아랫 세대에서는 최윤, 최수철소설(문지) 성석제, 김인숙의 신작 소설집(창비)이 출간되고, 최근 가장 활발한 활동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30대 작가군중에서는 김연수씨의 장편소설(문지), 김경욱씨의 소설집(문지) 그리고 ‘삼미 슈퍼 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박민규의 첫 소설집 (문학동네) 도 출간된다.

한편 지난해 각종 상을 받으며 조명받았던 천운영씨와 김영하씨는 올해 계간지 ‘문학동네’에 연재를 마무리, 이를 정리할 계획이다. 시집쪽에서는 문학과 지성사의 ‘문지 시인선’이 300권을 돌파하는 것이 눈에 띈다. 1978년 황동규 시인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를 내면서 시작된 문지 시인선은 현재 이기성의 ‘불쑥 내민 손’까지 총 293권이 출간돼있다. 빠르게 출간이 진행될 경우 상반기중에 300권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외국문학〓지난해 ‘다빈치코드’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외국소설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적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일본 소설의 경우 ‘남은 작가가 없다’는 말이 돌 정도로 출간할만한 작가는 대부분 싹쓸이 계약이 된 상태이다. 이들 외국번역소설중 주목할 만한 것은 민음사의 ‘세계의 문학 전집’. 현재 111권이 출간돼있는데, 지난해 중반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100권 시리즈 전체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매일 10~30명에 이른다.

박상준 민음사 주간은 “구매층은 중고등학교 자녀를 둔 40~50대 학부모들로 대입과 논술을 위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몇십년간 유지돼온 ‘고전작품 독서 연령은 대학생’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연령대가 청소년으로 내려온 것으로 우리 문학전체를 위해 긍정적인 일”이라며 현재 200권 번역이 진행중인데 인기에 부응해 올해 50여권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지난해 발표한 신작 ‘내 슬픈 창녀의기억’, 지난해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오른 오르한 파묵의 ‘스노우’,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의 신작(이상 민음사)도 반가운 책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폴 오스터 등 외국 작가들을 일종의 ‘브랜드’로 키워낸 열린책들은 폴 오스터의 신작을 올 6월, 미국과 거의 동시출간할 계획이며 이에 맞춰 폴 오스터의 방한을 추진중이다. 또 국내에 고정팬을 확보한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 ‘배고픔의 자서전’, ‘공격’, ‘사자’도 차례로 열린책들에서 나온다.

‘다빈치 코드’를 번역, 출간했던 베텔스만 코리아는 댄 브라운의 또다른 작품과 함께 남성은 스릴러, 여자는 감동이라는 코드를 정해서 이를 재미있게 만족시킬 다양한 번역소설들을 한달에 한권정도 내놓는다. 이와 함께 올해는 ‘돈키호테’출간 400주년으로 현대문학은 완역 ‘돈키호테’를 출간할 계획이며, 오는 4월 쥘 베른 서거 100주년을 맞아 열림원은 이를 전후해 쥘 베른 작품 6권을 잇달아 출간, 현재 4권까지 나와있는 쥘베른 컬렉션을 10권짜리로 마무리 할 예정이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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