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어 책 못읽는다? [2005. 1. 2]

TV시청 하루 3시간 뭔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 달에 평균 1.3권의 책을 읽는다. 10명 중 4명은 한 달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1993년에 우리 국민의 한달 평균 독서량은 1.6권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책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왜 책을 읽지 않는 것일까? 마케팅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컴이 지난해 7월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에서 80%가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한다’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하루 평균 3시간 이상을 TV 앞에서 보내면서도 ‘너무 바쁘고 피곤해 도저히 책 읽을 짬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면 이해를 할 수 있을까?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지난해 5~6월 전국의 소비자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매체 이용행태 연구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의 평일 지상파 TV 시청시간은 평균 2시간 22분이었다. 토ㆍ일요일 시청시간은 더 길어 각각 3시간 11분과 3시간 42분으로 조사됐다. 케이블 TV 시청시간은 하루 평균 1시간 32분으로 지상파에 비해 50분 가량 적었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2000년 한국인의 주간 평균 TV 시청시간은 23.7시간(하루 3시간 23분)이었다. 휴일에는 평균 4시간을 TV 앞에서 소비했다. 선진국들은 주말 TV 시청률이 뚝 떨어지지만, 한국은 레저문화가 발달하지 않은데다 입시를 준비하는 자녀 때문에 주말에 집에서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상의 조사결과를 종합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TV 시청시간은 최소 하루 평균 3시간 정도로 추정된다. 365일을 곱하면 연간 약 46일이다. 하루 8시간의 수면시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1년에 68일을 TV 앞에서 보내는 셈이다. 하루 8시간의 취침과 8시간의 노동, 출ㆍ퇴근과 식사시간 등을 감안하면, 현대인의 평일 여가시간은 4~5시간을 넘기기 힘든 게 현실이다.

하루 TV 시청시간이 3시간이라면, 여가시간의 3분의 2 가량을 TV 앞에서 보내는 셈이다. TV 앞에서 연간 68일을 낭비하는 사람과, 그 시간을 독서와 자신의 삶과 가족을 위해 투자하는 사람의 인생은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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