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말 [05/01/02]
 
[신춘 문화기획/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아름다운 말

은하수 순우리말 '미리내' 10위권에

우리 국민은 ‘사랑’(33.7%)과 ‘어머니’(8.2%)를 가장 아름다운 모국어로 생각한다. 신은 도처에 있을 수 없어 어머니를 만들었다고 한다. 신이 미처 사랑의 손길을 내밀 수 없는 곳에서 대신 사랑을 베풀라고. 신의 편재성(偏在性)을 설명하는 서양의 격언은 사랑과 어머니라는 단어가 지니고 있는 숭고성과 불멸성을 잘 말해준다.

10위안에 드는 나머지 말은 ‘행복’(7.4), ‘고맙습니다’(3.2), ‘예쁘다’(2.5), ‘아름답다’(2.4), ‘가족’(2.0), ‘미리내’(1.6), ‘우리’(1.4), ‘건강하세요’(1.3%) 순이다. 대부분 개인과 사회에 온기를 불어넣는, 생명을 머금은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은하수의 순 우리말인 ‘미리내’ 역시 미지의 세계에 대한 희망과 동경을 상징하는 단어다. 이 밖에 ‘노을’, ‘이슬’ ‘어울림’ 같은 말을 좋아하는 사람도 비교적 많았다.

여자응답자는 36.1%가 사랑을 꼽아 남자(31.2%)보다 다소 높았다. 특히 여자의 경우에는 ‘아기’와 ‘하늘’이 ‘우리’와 ‘건강하세요’에 앞서 10위 권에 포진, ‘건강하세요’를 7위에 올린 남자와 대조를 이뤘다.

중졸이하는 ‘꽃’ ‘대한민국’ ‘반갑습니다’라는 말을 ‘가족’ ‘미리내’ ‘우리’보다 좋아했다. 대학재학 이상은 ‘하늘’과 ‘시나브로’를 선호, 그 바람에 ‘우리’와 ‘건강하세요’ 가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지역에 따라서는 10위권을 장식하는 말이 다소 달랐다. 수도권에선 ‘시나브로’와 ‘금수강산’이 ‘예쁘다’ ‘건강하세요’를, 충청권에선 ‘아버지’와 ‘친구’가 ‘우리’ ‘미리내’를 제쳤다. 경상권의 경우 ‘아기’ ‘하늘’ ‘노을’이 들어간 반면 ‘시나브로’ ‘우리’ ‘건강하세요’가 빠졌고 전라권에선 ‘희망’이 ‘우리’를 대신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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