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한국출판계에 거는 기대 [04/12/17]
 
[편집자레터]2005년 한국출판계에 거는 기대

2005년은 한국 출판 문화사에 남다른 해로 남을 겁니다.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의 주빈국으로 선정된 한국의 책들이 10월 19일부터 6일 동안 각국에서 몰려든 출판인들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과거 주빈국 사례를 되돌아볼 때 아무래도 일본의 경우를 자세히 들여다보게 됩니다. 일본은 8세기 이후 일본 출판 문화사를 소개했고, 일본 관련서 2200종을 전시했습니다. 심지어 세계 각지에서 판매되는 일본에 관한 책 2000종을 한자리에 모으기도 했습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와 문학 대담을 갖는 등 일본 문학 알리기에도 큰 공을 들였습니다. 부러운 것은 당시 도서전의 전체 관람객 22만여명 중 총 8만2000명이 일본관을 찾았다는 겁니다. 반면, 올해 도서전의 주빈국이었던 아랍관은 중세 아랍 문명을 강조하는 책과 전시물로 인해 동시대적 감동을 연출하지 못했고, 상당히 썰렁했다고 합니다.

일본처럼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 우리 출판계가 해야 할 일은 너무 많습니다. 특히 주빈국으로서 써야 하는 전시관은 750평이고, 나머지 한국 출판을 위한 전시관은 300평입니다. 문제는 아직도 그 넓은 공간을 어떻게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출판계는 책을 중심으로 전시 공간을 꾸미자고 하고, 주빈국 조직위는 한국 문화 전반을 알리자는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명저를 알려야 한다는 엄숙주의도 좋지만, 현지의 일반 독자들이 공감하기 쉬운 대중적 저작물의 독일어 번역도 풍성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새해가 다가오면서 한국 출판의 세계화 성공 여부를 좌우할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개막일도 닥쳐오고 있습니다. 새해가 열리면 주빈국 조직위와 출판계가 새로운 기분으로 중지를 모아야 하고, 도서전에 대한 국내의 관심도 높여야 예산 부족을 해결하는 작은 실마리라도 찾지 않을까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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