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백상출판문화상 출판계와 45년 호흡]

"책의 사회적 의미를 짚는 국내 유일의 상"
작년부터 저술·번역·편집 등 4개 부문으로
30일까지 접수

“몇몇 신문사에서 출판상을 제정했다가 없애 버리는 상황에서 한국일보는 무려 45년 동안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이 상을 운영해 우리 출판계에 끼친 공이 매우 큽니다.”(김경희 지식산업사 대표)

“한국백상출판문화상은 전통도 전통이지만, 국내에서 유일하게 책의 사회적인 의미를 짚는 중요한 상입니다.”(홍지웅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한 해 국내출판계를 총정리하는 ‘책 축제’ 한국백상출판문화상이 30일까지 올해 응모도서를 접수하고 있다. 1960년 9월 23일자 한국일보 1면 사고로 ‘제1회 한국출판문화상’ 제정을 알린 뒤 45회째다.

97년 상의 이름을 백상(百想) 장기영(張基榮) 한국일보 창업주의 호를 따 한국백상출판문화상으로 바꾸고, 시상 내용을 일부 변경한 이 상은 출판인들의 말 그대로 한 해 국내 출판의 수준을 평가하고 좋은 책 낸 출판인들을 격려하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권위와 전통의 출판상이다.

지난해 응모한 책은 236개 출판사 1,196종 1,885권. 1회 때 164종에 비하면 7배 이상 늘어난 양이다. 응모도서 숫자는 출판사가 잇따라 생겨나고 대형서점들이 자리 잡기 시작한 90년대 들어 급격히 늘었다. 31회(91년)에 500종이던 심사대상 도서가 불과 5년만에 1,000종을 넘어섰다.

한국백상출판문화상 역대 가장 많은 저작상을 탄 출판사는 일조각(대표 김성재).

한국학 관련 책을 주로 내온 일조각은 출판상 초기 수상 대상에서 빠지는 해가 거의 없었고, 전체 수상 횟수만 20여 차례에 이른다. 최근 10여년 동안에는 지식산업사, 민음사 등이 두각을 나타내 한국 단행본 출판계의 간판임을 과시했다.

출판상에 얽힌 이야기 중에는 26회(85년) 저작상을 받은 이효재 당시 이화여대 교수의 수상 소감 인터뷰가 한국일보 초판에 나간 뒤 타의로 삭제된 일이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군사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당시 ‘분단의 사회학’으로 상을 탄 이 교수가 “우리의 분단극복의지를 동원해 민족운동을 확산해 나가기 위해서도 이런 방향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었지요”라고 말한 것이 화근이었다.

기사를 끝까지 지키지는 못했지만, 한국백상출판문화상은 그 때문에 공정한 잣대로 용기 있게 좋은 책을 고르는 상이라는 이미지를 굳히게 됐다.

한국백상출판문화상은 지난해부터 기존의 저작상 3개 부문(인문사회, 자연과학, 시사교양)과 출판상 13개 부문(사전, 문고, 전집, 기획, 편집, 사료정리, 번역, 어린이, 사진, 예술, 장정, 제작, E북)을 ▦저술(학술ㆍ교양) ▦번역 ▦편집 ▦어린이ㆍ청소년 등 4개 부문 5개 시상으로 조정했다.

저작상에만 지급했던 상금(500만원)도 이 때 편집, 어린이ㆍ청소년 부문에 똑같이 각각 50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확대했다. 심사도 출판현장에서 책을 고르고 평해온 전문가 예심과 해당 분야 권위자들이 참여하는 본심으로 지난해부터 예ㆍ본심 심사자를 달리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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