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지역 도서관기금 내는 박정아씨 [04/11/18]
 
돈없어 책 못보는 이들 도우려
조카들 이름으로도 기부 약정

박정아(30)씨는 요즈음 나눔에 ‘맛’을 들였다. 넉달 전쯤이었까. 신문에 난 기사를 보고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에 들어간 뒤 곧바로 기부자로 등록했다. 풀뿌리 나눔운동을 지원하는 ‘나눔으로 아름다운 세상’ 기금에 다달이 1만5천원을 보내기로 했다.

“일회성 기부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할 수 있고 또 내가 원하는 나눔을 할 수 있어서 마음에 들었어요.”

재단 홈페이지를 구경하다 마음이 가는 기금이 눈에 띄자 또다시 기부를 결심했다. 소외된 지역의 도서관을 지원하는 ‘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민겨’기금.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돈이 없어 책을 구하지 못하는 이들을 돕고 싶었다고 한다.

그 자신의 살림살이도 넉넉한 것은 아니다. 그는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 환경과에서 일하는 공무원이다. 지난해 그 어렵다는 9급 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해 그 해 10월24일 첫출근을 했다. 두 번째 직장이다. 5년 동안 다니던 회사가 부도로 문을 닫아 6개월 동안 실직자로 지내야 했다. 기본급 60만원에 수당까지 합해도 월급은 100만원 안팎을 넘나들 정도로 적다.

하지만 아름다운재단과 인연을 맺은 뒤 박씨는 나눔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했다. 봉직 1년을 맞은 지난달말 지난해 함께 공무원이 된 사무실 동료에게 선물 대신 자신이 동료 이름으로 낸 기부증서를 전달했다.

“책이나 옷보다 의미있는 선물이 될 것 같아 기부증서를 줬어요.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도 됐지만 기뻐하더라고요.”

박씨는 지난 6일 아름다운재단이 연 나눔콘서트에 언니네 가족과 함께 참석했고 그 자리에서 여섯살, 세살 조카 이름으로 매달 1000원씩 기부하기로 약정하기도 했다.

“조카들이 용돈을 받을 만큼 자라서 이모가 자신의 이름으로 기부하고 있는 것을 알면 나눔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까요?”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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