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의 설자리' 서계와 고민  [04/11/14]
 
'출판의 설자리' 서계와 고민

국내 출판계가 만성적인 불황을 헤쳐나오지 못하는 가운데 출판물 제작ㆍ유통은 물론, 독서운동과 도서전 운영까지 출판산업ㆍ문화 전반의 세계적인 추세와 선진기술 등을 두루 소개하는 대형 국제포럼이 열린다.

출판유통진흥원(회장 최태경 두산동아 대표)은 18,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국제회의장에서 ‘멀티미디어 시대의 출판진흥방향과 선진유통기술’을 주제로 ‘한국출판포럼 2004’ 행사를 연다.

진흥원이 정례화를 목표로 올해 처음 마련한 이번 행사에서는 해외 출판전문가 10여 명이 발표한다.

기조연설자는 30년 동안 미국 판테온 출판사에서 편집을 지휘하다가 대자본의 출판산업 장악에 반기를 들고 독립한 원로 출판인 앙드레 쉬프랭. 최근 국내에 번역된 ‘열정의 편집’이라는 책에서 출판의 대자본화를 조목조목 비판한 쉬프랭은 미리 공개한 ‘세계화와 출판-장점과 단점’ 연설문에서 “(출판사) 소유권이 고수익 달성을 기대하는 대형 복합기업에 넘어갈 경우 종전보다 상업성이 훨씬 강한 출간물을 만드는 쪽으로 선회한다”며 대자본이 주도하는 출판계 세계화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한국 독서운동의 현황과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는 김상욱 춘천교대 교수는 “디지털 시대에도 상상력은 언어를 통해, 그리고 책을 매개로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된다”고 전제한 뒤, 독서운동이 강제성을 띠거나 상업주의에 물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프랑스 ‘학교출판의 집’의 베르트랑 피렐 대표는 ‘독서와 교육-프랑스의 사례’ 발표를 통해 프랑스의 효과적인 독서지도 방안을 소개한다.

1973년부터 30년 가까이 독일 프랑크푸르트도서전시회사 대표를 맡아 이 도서전을 세계적인 행사로 키워낸 페터 바이트하스의 발표도 눈길을 끈다.

‘최근 출판동향과 도서전의 발전’이란 그의 발표문은 서울국제도서전이나 2005년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 행사 준비에도 도움될 것으로 보인다.

또 독일 출판서적상협회 베레나 지히 법률 고문이 완전 도서정가제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독일 도서정가제의 역사, 체계 및 영향’을 발표한다.

또 일본 ‘책과 컴퓨터’의 총괄편집장인 츠노 가이타로 와코(和光)대 교수는 ‘디지털 시대의 책과 도서’를, 백욱인 서울산업대 교수가 ‘디지털 복제시대의 출판’을, 이종국 한국출판학회장이 ‘다매체시대의 출판학 연구’를 발표해 디지털 시대 출판과 독서의 위상을 짚어본다.

이밖에 도서유통분야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 받는 영국 BIC의 피터 킬본 컨설턴트가 영국의 반품처리체제를, 역시 도서유통회사인 독일 KNV의 프랑크 투르만 대표가 독자가 주문하면 24시간 안에 책을 배달하는 차세대 유통시스템을 설명한다.

영국의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전문가 브라이언 그린은 ‘ISBN 개정준비’라는 발표를 통해 2007년부터 시행되는 개정 ISBN이 전세계 문헌정보와 서지유통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인지 전망한다.


(한국일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