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박완서 하반기 소설시장 ‘구원투수’ 될까  [04/11/02]
 
(신작 초판 3만, 5만부씩 발간) 박완서씨, 공지영씨의 힘이 하반기 소설시장 을 살릴 수 있을까.

내놓는 책마다 수십만명의 독자를 몰고 다니는 자타가 공인하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박완서씨와 공지영씨가 지난주 소설 ‘그 남 자네 집’(현대문학)과 ‘별들의 들판’(창비)을 잇달아 출간하 면서 이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향후 전체 소설 시장에 영향을 줄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몇년째 소설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문단에서 일급작가로 꼽히 는 유명작가의 책들도 초판이 2000~3000부 정도에 그치고, 시장 에서 이 초판조차 소화하기 쉽지않은 상황에서 현대문학은 ‘그 남자네 집’을 초판 5만부, 창비는 ‘별들의 들판’을 초판 3만 부를 준비했고, 현대문학은 출간 직후 소설에 대한 반응이 괜찮 다고 판단해 3만부 재판에 들어갔다.

현대문학측은 박완서라는 작가의 유명세와 전작들 판매부수를 고 려하면 초판을 10만부 정도는 준비해야겠지만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조심스럽게 잡은 규모라고 말했다. 이는 창비쪽도 마 찬가지다.

출판사들은 일차적으로 두 작가가 오랜 공백 끝에 내놓은 두 작 품의 판매가 얼마나 빠른 시간내에 10만부를 넘어설 것인지에 따라 이 두 여성작가의 힘이 전체 소설시장에 활기를 줄 수 있을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소설시장의 규모을 보면 대략 고정독자를 가진 소설가는 2 만부 안팎이 팔리고, 5만부를 넘어서면 베스트셀러, 10만부를 넘 으면 초대형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올해 이산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인문학상 등 3개의 상을 휩쓸 며 문단안팎에서 화려하게 주목받는 소설가 김영하씨가 올해 3월 에 내놓은 소설집 ‘오빠가 돌아왔다’도 지금까지 2만7000부 정 도 팔렸을 뿐이다.

김씨는 스스로 ‘2만부 작가’라며 자신의 작품은 “매년 2만부 정도가 판매되기 때문에 다른 데 신경쓰지 않고 행복하게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해왔다. 자신의 작품을 알아주는 2만명 독자가 , 자신을 모르는 100만명 독자보다 중요하다는 일종의 문학적 자 존심을 드러낸 표현이지만 김씨의 고정독자가 2만명 정도라는 것 을 알려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영화관객 1000만명 시대 혹은 이번 여름에 출간돼 순식간에 80만 부가 팔려나간 댄 브라운의 소설 ‘빈치 코드’ 등에 비교하면 유명세와 주목도에 비해 대단히 작은 수치지만 김영하씨는 일정 한 고정독자를 가진 작가중에서는 그나마 성적이 좋은 편이다.

큰 기대를 모았던 김형경씨의 ‘성애’도 2만부 정도, 배수아씨 의 ‘독학자’, 박범신의 ‘빈방’은 대략 1만부 정도에 머물러 있다.

올해 출간된 소설중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은 지난 8월에 나온 전 경린씨의 소설 ‘황진이’로 상, 하 2권이 지금까지 10만부 팔렸 다. 여성이 처음으로 쓰는 황진이 이야기라는 점과 전경린씨 소 설이 갖는 독특한 매혹, 그리고 작가가 6주동안 전국을 돌며 가 진 ‘저자와의 대화’등이 결합돼 만들어진 결과로 풀이되는데 올해 출간된 본격소설로 권당 5만부를 넘은 유일한 작품이다.

이런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 독서 효과’를 업은 김훈씨의 ‘칼 의 노래’가 국내소설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며, 지난 2001 년 출간이후 이제까지 50만부가량이 팔렸고, 12월에는 또 한 사 람의 인기작가 은희경씨가 오랜만에 신작을 발표할 예정으로, 문 학출판계에서는 박완서씨와 공지영씨의 소설이 이런 개별적인 인 기를 전체적 판세로 엮어내며 침체된 문학시장에 활기를 불어넣 기를 기대하고 있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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