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특수 부활하나  [04/10/24]
 
97년 출간된 이후 7년 동안 4000부밖에 팔리지 않았던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엘 프리데 옐리네크(58)의 소설 '피아노 치는 여자'가노벨상 발표 2주 만에 1만5000 부가 나가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교보문고 등 대형서점 베스트셀러에서도 문학분야 상위를 차지하고있다.

이같은 현상이 특히 눈길을 끄는 이유는 90년대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노벨상=판 매부진'이라는 등식 때문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책이 수상 발표 이후 이처럼 잘 팔리는 것은 퍽 오랜만이다.

토마스 만, 펄 벅, 유진 오닐, 헤르만 헤세, 엘리어트, 솔제니친 등 80년대까지만 해도 노벨상 수상은 곧 베스트셀러를 의미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서면서 노벨상은 점점 흥행으로부터 멀어져 갔다.

99년 수상자 인 귄터 그라스와 지난해 수상자인 존 쿳시만이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을 뿐 다른 대부분 작가들은 기대 이하의 판매 수준에 머물렀다. 판매가 저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80년대 이후 수상자 상당수가 국내 독자들에 게는 이름도 못 들어본 생소한 인물들이었기 때문. 호세 펠라(스페인), 시머스 히 니(아일랜드), 심보르스카(폴란드), 다리오 포(이탈리아), 주제 사라마구(포르투갈 ), 가오싱젠(프랑스), 임레 케르테스(헝가리) 등은 수상하기 전 일부 전문가들이나 알고 있었던 정도다.

게다가 사회 참여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작품들을 쓰는 작가들 이 많아 대중성도 떨어졌다.

이번 옐리네크의 판매 호조는 그녀가 영화 '피아니스트'를 통해 그나마 알려진 인물이었다는 게 주효했다.

미카엘 하네케가 감독한 '피아니스트'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지속적인 호평을 들어왔던 영화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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