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비룡소 창작그림책 20
이수지 글 그림 / 비룡소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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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생태운동가로부터 동물에게도 권리가 있으며 이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준비해 온 '슬픈 동물원'이라는 슬라이드를 보여주었다. 인간에게 인권이 있고 이를 존중받아야 하듯, 동물들에게도 그들의 권리가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며 동물원 속의 동물들이 얼마나 큰 권리 침해, 아니 학대를 받고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인간들이 무심코 던진 동전들, 이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하마.. 여름 한낱이면 그늘 하나 없는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있어야만 하는 원숭이들, 깨끗한 물로 갈아 주지 않아 한쪽 눈이 실명된 물개 등등
동물원은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이기적인 공간이 아닐까, 그때 생각하게 되었다.
이수지의 그림책도 이런 생각으로부터 시작된 게 아닐까 싶었다.
어른의 눈에 비친 동물원은 온통 회색톤이다. 생명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동물원. 온갖 종류의 동물들이 있는 곳이지만 그 어떤 생명력도 없는 공간.
그러나 아이는 그속에서 꿈을 꾼다. 자유로운 공간에서 동물들과 함께 노니는 꿈을.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오가는 그림책. 이 둘 사이의 간격은 아마도 현실을 아는 어른과 현실을 모르는 아이 사이의 딱 그만큼의 차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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