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10. 1.


여전히 <편집자 분투기>를 50페이지 남겨 놓고, <소설처럼> 역시 그쯤 남겨놓고, <아무 것도 못 가진 것이 기회가 된다>는 읽은 데 또 읽고 있다.(읽은 데를 못 찾아서.ㅠ.ㅠ.) 그런 와중에 본격적으루다가 집어 든 책, <예술가로 산다는 것>. 실망이 넘친다. <편집자 분투기>를 통해 (편집상) 잘 만든 책이라길래, 더군다나 잘 알려지지 않은 오지의 전위 예술가들의 삶을 담았다길래 너무도 궁금하여, 그들의 치열한 삶을 기대하며 집어들었다. 그런데 책 속에는 예술가들의 모습이 없다. 그들의 삶이 녹아 있지 않았다. 글쓴이 박영택의 화려하고 반복되는 수사만 있을 뿐. 슬슬 짜증이 난다. 누군가를 바라보는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죽이고 대상을 살려내는 것. 박영택은 대상을 죽이고 자신을 살려낸다. 그가 20대 초반의 젊은 비평가였다면, 그의 유치찬란한 미사여구와 현란한 수사를 봐 줄 수도 있겠지만, 이미 그는 치기어린 그 나이가 아니지 않은가. 왕 실망, 실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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