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9. 29
26일 새벽, 언니 차를 타고 광주에 내려갔다. 물론 세모와 네모도 데리고 갔다. 광주에 내려간 이유는 형부 작품 전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구본주 1주기 추모전> 신세계 백화점 1층 갤러리에서 추석 기간 동안 열리게 되어 있었다. 백화점 갤러리엔 어떤 사람들이 갈까. 쇼핑 하러 온 사람들이 보긴 볼까 싶었는데, 왠걸. 내가 가본(모 많이 가보지도 않았지만) 갤러리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때도 때인데다가 백화점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일단 유동 인구가 많았다. 거기에 그냥 쇼핑하기 전, 혹은 쇼핑을 마친 뒤 여긴 또 몬가, 싶어 드나드는 발길. 이것이 바로 생활 속의 예술 공간이구나 싶었다. 예술의 전당이나 인사동 여느 갤러리들은 이미 분리되어 있다. 공간 자체가 일상의 동선을 벗어나 있는 까닭에 특별한 목적을 지니지 아니한 자는 가질 않는다. 그러나 백화점 갤러리는 달랐다. 예술을 즐기기 위해서 온 게 아니라 곁다리로, 자신이 할 일을 마치고야 여유롭게 눈길을 돌린다. 덤이랄까?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갤러리를 만들어야 한다. 인위적으로 분리된 공간이 아니라 시장통에 이마트에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면 어디든 전시공간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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