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인생
이희재 지음 / 청년사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MBC 느낌표 도서로 선정되어 베스트셀러의 대열에 들어섰던 위기철의 성장소설 <아홉살 인생>을 만화로 그려 낸 책. 그 유명세에도 굴하지 않고(?) - 아무리 베스트셀러라 해도 맘이 동하기 전엔 읽지 않는다! -  원작을 읽지 않았는데, 만화 만큼은 안 보고 배겨낼 수가 없었다. 이전에 이희재 님이 만화로 펴낸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가 원작과는 또 다른 맛을 풍기며 너무도 만족스러웠던 까닭에 더욱.
읽고 나서의 느낌? 나쁘지 않았다.
기대했던 내용과는? 좀 차이가 났다.
나는 기대했던 것이다. 눈물 쏙 빠지게 슬픔이 곳곳에서 베어나는 개인사를, 어떤 이들의 찢어지게 가난한 삶을, 그리고 그 속에서 그들의 삶을 지탱해 주는 그 무언가를, 발견해 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책 속에는 내가 기대한 아주 나쁜 삶은 없었다. 너무도 많이 접해 왔던 삶들이(간접적으로나마) 또 다시 반복되고 있었을 뿐이니까.
"생각보다 별루네..."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울 무렵, 나는 당황했다. 훨씬 더 자극적인 삶을, 나는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니까. 얼마나 더 잔혹한 삶을 바랐던 것일까. 얼마나 더 큰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을 보고 싶었던 것일까, 나는...
<아홉살 인생>은 가난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다. 여민이, 기동이, 토굴할매, 외팔이 하상사, 그리고 가난한 이웃집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 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일상을 따뜻하게 메운다.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일까? 부유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이런 이야기들이 빛나는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다운 삶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돈이 없어도 즐거울 수 있고, 돈이 없어도 이웃을 살필 수 있고, 돈이 없어도 기대와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자극적이지 않게, 아주 평범하게 말해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