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11. 7.
[재밌는 표현]
10p.
바지를 입으려면 꼼짝없이 외발로 서야 하는 평범한 인간
13p.
헛소리 규칙
86p.
젊은 부부에게는 우편물이 별로 없다. 우리들이 살아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는 것은 가스 회사와 전기 회사뿐이었다.
174p.
똑똑한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나태해지면 정말 아무도 못 말린다.
199p.
안 믿어도 좋다. 다만 '내가' 그렇게 믿는다는 것만 믿어주면 된다고 대답했다.
204p.
'애드거 윌리스의 플롯 바퀴' 장치
243p.
그런데 몇몇 비평가들은 내가 선택한 머리글자의 상징성이 너무 단순하다고 비난했다. 내 반응은 이랬다. '무슨 첨단 과학도 아닌데 꼭 복잡해야 되남?' 제발 그러지들 말았으면 좋겠다.
[물음 방식]
11p.
나는 무엇 때문에 글쓰기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할가? 나에게 과연 이야기할 만한 내용이 있기나 한 것일까?
255p.
이 작품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가? 이 시간에 나는 왜 기타를 치거나 모터사이클을 타지 않고 글을 쓰는가? 애당초 이 고달픈 일을 시작한 이유가 무엇이며 또 어째서 그 일을 계속하고 있는가?
[생각해 볼 만한 문장들]
13p.
글쓰기에 대한 책에는 대개 헛소리가 가득하다. (중략) 그래서 나는 책이 짧을수록 헛소리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14p.
'편집자는 언제나 옳다.' 그러나 편집자의 충고를 모두 받아들이는 작가는 아무도 없다.
48p.
조금이라도 성공을 거둔 소설가에게는 잡지사도 '우리 잡지엔 안 맞는다'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89p.
글쓰기는 외로운 작어이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굳이 믿는다고 떠들지 않아도 좋다. 대개는그냥 믿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141-142p.
굳이 천박하게 말하라는 게 아니라 평이하고 직설적인 표현을 쓰라는 것이다. 낱말을 선택할 때의 기본적인 규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제일 먼저 떠오른 낱말이 생생하고 상황에 적합한 것이라면 다연히 그 낱말을 써야 한다.' (중략) 낱말이란 의미를 담는 그릇일 뿐이다. 제아무리 글을 잘 써도 대개는 본래의 의미를 온전히 표현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자기가 정말 쓰고 싶은 낱말의 아류에 지나지 않는 낱말을 선택하여 상황을 더 악화시킬 필요가 있을까?
145p.
언제나 완전한 문장만 써야 하는 것일까? 그런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여러분이 순전히 문장의 파편들만 가지고 작품을 써도 경찰이 와서 잡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수사학 분야의 무솔리니라고 할 만한 윌리엄 스트렁크조차도 언어의 즐거운 유연성을 인정해 주고 있다.
"최상급 작가들도 간혹 수사학의 규칙을 무시하곤 했다."
그러나 그가 여기에 덧붙인 말도 유념해야 한다.
"잘 쓸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규칙을 따르는 편이 나을 것이다."
176p.
소설을 읽는 것도 소설을 연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178p.
빼어난 스토리와 빼어난 문장력에 매료되는 것은 - 아니, 완전히 압도당하는 것은 - 모든 작가의 성장 과정에 필수적이다. 한 번쯤 남의 글을 읽고 매료되지 못한 작가는 자기 글로 남들을 매료시킬 수도 없기 때문이다.
179p.
어떤 사람이 나에게 작가가 되고는 싶지만 '독서할 시간이 없다'고 말할 때마다 꼬박꼬박 5센트씩 모았다면 지금쯤 맛있는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중략)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사람은 글을 쓸 시간도 (그리고 연장도) 없는 사람이다.
182p.
즐거움이 없다면 아무리 해도 소용이 없다. (중략) 여러분이 정말 독서와 창작을 좋아하고 또한 적성에도 맞는다면, 내가 권하는 정력적인 독서 및 창작 계획도 - 날마다 4~6시간 - 별로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다.
190p.
옛날 어느 라이도 인터뷰에서 한 토크쇼 진행자가 나에게 글을 어떻게 쓰느냐고 물었다. 내 답변을 - "한 번에 한 단어씩 쓰죠" - 들은 진행자는 대꾸할 말을 잃고 말았다.
195p.
문학적 우수성에 이끌려 소설책을 구입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비행기에 가지고 탈 만한 재미있는 이야기다.
195p.
이야기의 내용이 독자 자신의 삶과 신념 체계를 반영하고 있을 때 독자는 이야기에 더욱더 몰입하게 된다.
196p.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쓰되 그 속에 생명을 불어넣고, 삶이나 우정이나 인간 관계나 성이나 일 등에 대하여 여러분이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들을 섞어넣어 독특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일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일에 대한 내용을 즐겨 읽는다.
208p.
내용에 일관성이 없거나 이야기 자체가 따분할 때 수정 작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212-214p.(묘사에 대하여)
- 탁월한 묘사력은 후천적인 능력이므로, 많이 읽고 많이 쓰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묘사의 '방법'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묘사의 '분량'도 그만큼 중요하다.
- 묘사는 작가의 상상력에서 시작되어 독자의 상상력으로 끝나야 한다.
218p.
우리가 거금을 투자하여 책을 사는 것은 스토리를 읽기 위해서다.
234p.
좋은 소설은 사건이 아니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믿기 때문이다.
261p.
가능하다면 (물론 400~500쪽이 넘는 분량이면 어렵겠지만) 한자리에서 전체를 다 읽어보도록 하라. 메모는 마음대로 해도 좋지만 주로 오자를 고치거나 앞뒤가 안 맞는 말들을 찾는 데 집중하라. 아마 꽤 많을 것이다. 단번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는 분은 오직 신뿐이고, '에라 모르겠다. 그냥 넘어가자. 이건 편집부에서 할 일이니까.' 하고 말하는 사람은 게으름뱅이다.
264p.
누군가는 모든 소설이 실은 어느 한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말했다. 나도 그 말을 믿는다. 모든 소설가에게는 반드시 한 명의 가상 독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275p.
수정본 = 초고 - 10%
277p.
정보를 전달하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소설을 포기하고 사용 설명서를 쓰는 작업을 구할 일이다.
289p.
고작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어떤 느낌밖에 갖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글쎄, 뭐랄까, 거 왜 있잖아, 이 자리에 오지 말았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291p.
꿈나라로 들어가기 위해 과연 남의 허락이나 출입증이 정말 필요할까? 누가 여러분에게 '작가'라는 종이 명찰을 달아주어야만 자신이 작가라는 사실을 믿겠는가? 제발 아니기를 바란다.
308p.
어떤 일이든 즐거워서 한다면 언제까지나 지칠 줄 모르고 할 수 있다.
311p.
궁극적으로 글쓰기란 작품을 읽는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아울러 작가 자신의 삶도 풍요롭게 해준다. 글쓰기의 목적은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것이다.
333p.
어쨌든 시작은 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 직전이 가장 두려운 순간이다. 그 순간만 넘기면 모든 것이 차츰 나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