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5. 28.

청소년 리포트 3권
가출, 지금 거리에 '소녀'는 없다
민가영, 2003. 1, 우리교육

p. 21
물론 많은 십대들은 아직까지 자신의 문제를 언어화할 만한 능력이 없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란, 십대가 세상에 대해 혹은 세상이 그들에 대해 포기하고 있는 의사소통의 다리를 놓아주는 것 정도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p. 24 '잠재적 가출자'를 만드는 일상문화
(새로운 관계망의 형성이 용이해진 현재 조건 속에 사는 십대들에 대한 이야기.. 상략) 이 과정에서 어떤 눈치 빠른 십대들은 한때 어른들이 그들에게 '현재를 모두 유보하라'고 하면서 내세우던 논리, 즉 '대학 가면 다 된다'는 식의 낙관론이 이미 효력을 상실했음을 알아차렸다. (중략) 즉, 문제는 냉정한 현실을 알아차린 아이들이 선택하는 경로가 기존의 시스템에 대한 생산적 저항이 아닌 소모적 저항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기존의 질서에 대해 '무시하기, 도망치기, 놀기'라는 일종의 저항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가정, 학교와 바깥세계 사이의 경계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다. '되 대로 되라'와 '즐기고 보자'는 식의 삶이 이들로 하여금 현재를 '버티게' 하는 유일한 힘인 셈이다.

p. 26
십대들은 자신을 문제아로 낙인찍는 기존의 가치관과 질서에 '형식적인 협상' 제스처를 취해 기성세대를 안심시키는 동시에, 그 질서를 탈피하는 방법으로 상업자본이 제공한 놀이터에서 이성들과 노는 문화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도피적으로 소모적인 놀이문화야말로 십대들의 일시-도피적 가출을 부추기는 배경이 된다.

p. 35 아이들이 어른들과 협상하는 방법
민희나 영빈이나 어른들과 협상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그들은 어른들과 정면으로 대결하는 것이 피곤한 일임을 잘 알고 있다. 자기 자신을 변호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의 실제 입장과 '접대용' 입장을 분리하는 협상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다. 어른들이 원하는 말을 하고, 어른들이 원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최소한 어른들과 정면으로 부딪히지 않을 정도의 선을 지키는 것이다.

p. 36 십대의 하위부류
십대 혹은 십대를 연구하는 사람들에 의해 분류되는 십대의 하위부류로는 크게 범샘이, 중간, 날라리, 양아치 등이 있다. 범생이는 공부만 하는, 그래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 중간은 공부도 못하고 놀지도 못하는 아이들, 양아치는 잘 놀지도 못하면서 '노는 척하는' 아이들, 날라리는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노는 것 하나는 확실히 하는 아이들이라고 정의된다.

p. 42 도피 소모적 놀이문화

p. 48 아이들이 존재하는 이중적 세계
낙인과 통제의 세계, 그리고 또래들 놀이의 세계

p. 64 여성의 몸의 가치
여성에 관한 다양한 이미지가 사라진 채팅 공간이야말로 '여성의 가장 큰 자원은 바로 여성의 몸'이라는 언설이 쉽게 유포되는 곳이어서 여자 애들은 금방 자신의 몸이 교환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알게 된다.

p. 66
남성의 경우는 '하는 것'으로, 여성의 경우는 '대주는 것'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여성의 성을 한낱 남성의 성적 쾌락을 위한 대상이나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주7) 사이버 시대가 되면서 첨단 통신 방법이 원조교제의 창구로 악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경찰이 직접 사이버 공간에 뛰어들어 성범죄를 해결하려고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민간인 신고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을 뿐 전담 수사반을 만들어 단속을 벌어지는 않고 있다. 국내 최초의 민간 인터넷 매매춘 신고 나이트 '나이트 피아(www.nightpia.co.kr)'는 은밀하고 개별적으로 이루어져서 단속이 어려운 인터넷 상의 매매춘을 몰아내려는 취지로 사이트를 개설했다고 밝히고 있다.

p. 92
아이들은 가출 기간 동안 성적 위험에 시달린다기보다는 오히려 자본의 관점에서 자기 이미지를 적극 형성해 나가는 법을 배운다. 즉, 아이들에게 가출은 몸의 교환가치를 인식하고 그것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을 습득하는 학습의 장이다.

p. 92 십대 여성의 남성에 대한 의존력?
십대 여성들의 가출 생활이 전적으로 남성과의 관계에 의존하게 되는 것은 단지 이들이 기존의 모든 관계에서 단절된 '가출'이라는 특수한 상황ㅇ에 처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은 일상적인 또래문화 속에서도 남성과의 관계를 통해 무엇인가를 얻으려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다양한 방식을 습득하고 있다.

p. 97 '갑'과의 '불편한' 관계 - 교환 조건의 까다로움에서 기인
오빠들한테는 뭘 사 달라고 요구하거나 돈을 쓰게 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당한 반면 동갑에게는 상대가 해 준 만큼 자신이 어떤 식으로든 보상을 해 주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을 안게 된다는 것이다.

p. 97 깔의 의미
여자 애들이 '깔'이라는 존재를 통해 또래집단 내에서 권력을 확보하려 한다...

p. 103. 연기에 대한 주석 - 배우 뺨치는 그녀들의 연기
'연기'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이들의 '행위성'을 살리는 방식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필자의 의도에 따른 것인데, 이는 성별 권력관계가 여성들에게 작동되는 방식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이것은 어떠한 개인에게 일방적으로 주입되는 식으로 전달, 작동되기보다는 개인들로 하여금 특정 담론 내의 주체의 위치를 통해 보장되는 효과를 인식하게 함으로써 그 위치와 자신을 동일시하게 하는 '자발적 통제'를 통해 작동되고 있다. (크리스 위던 : <<후기구조주의와 여성해방이론>>, 이대 출판부, 1993)

p. 106 자발적 실천에 대하여
'자발성'은 순수한 개인의 자유의지가 아닌 여성성을 자본화하는 전체 사회 시스템에 의해 습득된 것을 해석된다.

p. 123 성적 결정권
가출 생활을 통해 여성은 자기 몸에 대한 결정, 혹은 협상의 권한이 자신에게 자원을 제공해 주는 남자에게로 넘어가는 것을 경험한다. 그리고 권한을 양도한 대가가 어떤 것인지도 경험한다.

p. 138 나는 걸레가 아니다
십대 여자 애들이 성적 낙인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차별화하는 것은 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남성의 시각'으로 끊임없이 평가함을 의미한다. 사실 십대의 성에 대한 억압과 금지의 담론만이 무성한 우리 사회에서 이들이 자신의 성적 실천을 제대로 성찰할 수 있는 언어를 가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십대 여성들이 남성들의 왜곡된 시선을 그대로 답습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인식과 태도는 폭력적이고도 불평등한 성적 실천을 반복 경험함으로써 점점 확대 재생산된다.

p. 142 가출을 문제 삼는 이유
대부분의 어른들이 아이들의 가출을 문제 삼는 이유는 가출이 집단화되고 획일화된 통제의 벽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이다.(중략) 아이들이 통제의 경계를 넘어섰다는 것일 Qnselk...

p. 142 십대 여성의 가출문화가 문제인 두 가지 이유
사실 이들이 '가출했다'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어떠한 삶의 걸림돌에 부딪혔을 때, 그것에 직면하지 않고 도피해 버린다는 것, 그리고 가출이야말로 그와 같은 현상을 보여주는 일종의 징후라는 점이다. 또 하나는, 십대 여성들이 가출 후 만들어가고 있는 일상과 문화가 성차별에 근거한 기존의 불평등한 교환 각본을 답습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십대들의 잘못이 아니다. 이들은 공교육을 통해 자기 자신의 삶과 몸에 대해서 책임질 수 있는 혹은 책임져야 하는 기회를 거의 경험하지 못했다.

p. 144 왜곡된 가출문화를 바로잡을 대안
(가출을 설명하는 언어의 변화, 사회적 공간의 마련 등등의 대안을 이야기 한 후) 이제는 이들을 성적 주체로 인정하면서 동시에 자기 몸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물론 여기에서 성적 주체로 인정한다는 것은 단순히 '성행위를 해도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이들 스스로 자신의 성과 몸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바라보고, 성을 통해 창조적 관계를 만들어 가며, 자기 몸을 존중하고 자기 성에 대해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언어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십대 용어? 비어? 속어? 사전
빽대결(100p)


씹창(이건 도무지 몬 뜻인지 몰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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