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테오
디터 콘제크 글 그림, 김라합 옮김 / 웅진북스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이야기를 무진장 잘하던 주인공 테오는 언제부턴가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면서 이야기를 잃어버린다. 그래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해 고통스러워한다. 아이들이 놀려대는 마을에도 가기 싫고... 테오는 고민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날 테오는 난장이를 만나고 그에게서 요술 단추를 선물받는다. 이 단추만 있으면 이야기를 술술 잘할 수 있을 거라 말하는 난장이. 그 단추를 손에 쥐고 테오는 다시 예전처럼 이야기를 잘하게 된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는 뭐 이런 단순한 그림책이 다 있나, 정말 재미없군, 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어느날 테오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니, 그 요술 단추가 없어진게 아닌가. 테오가 허둥지둥하고 있는데 난장이가 나타나서 말한다. 당신에게 준 단추는 그냥 평범한 단추라고. 그 단추 때문에 당신이 예전처럼 이야기를 잘할 수 있게 된게 아니라, 당신 스스로 한 일이라고. 정말? 정말! 그래서 테오는 이야기를 해 달라고 졸라대는 아이들 속에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다.
꽤 단순한 스토리라인을 지녔지만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떠올리게 하는 책인 것 같다. 주인공 '테오'보다도 잠깐 등장한 '난장이'가 참 매력적인데, 작가는 어쩌면 어른의 역할을, 가르치는자의 역할을,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남들을 도와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스스로를 바꾸는 것은 자신일 수밖에 없는 것, 누군가를 돕고 싶다면, 도움이 필요한 자들이 스스로에게 눈뜰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 주는 일일 것이다. 또 문제를 가진 내겐, 자기 최면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평범한 단추는 스스로의 능력에 눈뜨게 하나 보다.
p.s. 독일 그림책답게(?) 그림이 독특하다. 꽤 굵은 선과 탁한 색채로 나타낸 그림들이 참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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