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6.04

송강호와 김상경이 나오는 영화.
봉 어쩌구 감독이 만든 영화.
대따 많은 사람들이 봤다는데, 거의 끝물이었던 것 같아.
영화관에 그 흔한 홍보지 하나 없대.

아무튼. 기대가 컸던지 별루 재미있게 봤다거나 흥미진진했다거나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거나 하진 않았다. 영화의 제목과 배우의 인지도, 울 나라에선 보기 드문 소프트코믹스릴러(?)물이라는 거, 울 나라에선 세기의 사건이라고 할 만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이라는 소재가 지닌 애매한 친숙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일단 이 영화의 제목이 <형사 이야기> 정도였다면,
송강호가 나오지 않았더라면
좀더 무게 있는 스릴러, 혹은 호러 쪽에 가까운 영화였다면(요건 쫌 괜찮겠다)
사건 자체의 인지도가 없는 가상의 연쇄살인사건이었다면..

등등의 가정을 해 본다..

오히려 나는 이 영화를 주제면에서 직업영화군에 넣고 싶다.
(언젠가 직업영화와 관련된 책을 꼭 내고야 말것다!)
형사라는 직업에 관한 이야기. 어떤 직업이든 몰입해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너무 이쁘다. X파일로 남겨진 미사건 이후 직업을 바꾼 송형사... 17년이 지난 2003년, 다시 살인자를 찾을만한 단서가 포착되자 그의 얼굴은 정면으로 클로즈업 되면서 눈빛에 핏발이 서며 영화가 막을 내리지.. 그를 보면서.. 생각했다..
순간에 몰입했던 사람만이 가질 수 있을 눈부신 집착의 아름다움을.

재미있진 않았지만, 괜찮은 영화다.

참... 이 영화는 X파일과 많이 닮아 있다. 멀더와 스컬리 요원이 서로를 닮아가듯 송과 김도 그랬다. 그리고 진정으로 그들은 분노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랑스런 영화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