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4.24

기록을 보니, 2003년 4월 12일 종로에 있는 씨네코아에서 젼이와 상영형과 함께 본 영화군. 어찌했든 얼마 되도 않는 문화생활을 했다는 것을 증거하기 위해, 생각나는대로 몇 자 적도록 한다.

에...이 영화의 줄거리는..(긁적긁적)
촌지를 무진장 밝히고, 수업시간에 걸핏하면 자율학습을 시키는, 촌지에 따라 차별은 물론, 직원회의 때마다 항상 늦는 불성실함을 그야말로 성실하게 보여주는 대한민국의 교사 김봉두가 참교사로 거듭나게 되는 이야기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이 김봉두가 근무하던 학교는 물좋고 쏠쏠하기로 이름난 강남. 이곳에서 결국 촌지에 의한 애들 차별로 문제가 불거지자, 저어기 강원도 산골의 폐교되기 직전의 분교로 전근을 가게 된다. 이곳에서 무슨 짓을 해도 "샘 저희는 샘이 참말로 좋아요~"하는 아이들과 이러쿵저러쿵하다가 정이 들고, 결국 정신을 차려서 좋은 선생님 된다는 그야말로 착한 영화다.

이 영화를 보면서 때때로 눈물이 주르르 흘려내렸는데, 이유는... (잘 생각이 안나네.. 그러니까 이유는...) 나쁜 선생 김봉두가 착한 선생 김봉두로 '변화'되는, 그 인간적임 때문이 아닐까.. 게다가 순간순간 김봉두의 어릴적 배경을 보여주는 기억 속의 김봉두에 대한 연민도 한 작용했을 법 하다.(김봉두의 아버지는 학교에서 정원을 가꾸고 허드렛일을 하는 그 모라고 하지? 축사? 아닌데.. 교사? 아닌데.. 무슨 산데.. 기억나면 다시 넣어야 겠다.. 아무튼 같은 학교라는 공간에서조차 천한 직업으로 여겨지는 '그런 아버지' 밑에서 나름대로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왔다. 더군다나 그가 현재에 이르게 되기 까지 그의 선생들이 보여준 문제교습법들도 간간히 나온다.)

아무튼 간간히 웃음도 있고, 또 감동도 있는, 휴먼 드라마인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한 줄로 표현한다면... "영원히 나쁜 인간은 없다."는 거 아닐까. 어떤 특정한 '계기'만 주어진다면, 누구도 선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한 건진 모르겠지만, 난 그렇게 받아들였고, 같은 맥락에서 이 영화는 교육의 필요라고나 할까, 교육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교육 영역에 들어온 '교육 영화'(아.. 왜 이리 '교육'자만 붙으면 모든 것들이 맛없어 보일까..)로 분류될 수 있겠다.. 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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