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 11. 08

[트루먼쇼] 거짓 + 조작 = ?

0. 죽은 시인의 사회와 트루먼 쇼

'죽은 시인의 사회'로 잘 알려진 피터 위어라는 감독의 작품
이란다. 영화가 다 끝나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므로 두 영
화를 비교하진 못할 것 같다. 단 한가지, 두 작품의 공통된
부분은 인간의 자유 의지에 대한 감독의 시선이 아닐까 한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는 자살을 통해 한 인물의 자유를 향한
욕망을 극대화시켰다면, 트루먼 쇼에서는 너무나 불확실한 미
래를 선택하는 도박의 유형으로 인간의 자유의지를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어쨌거나 두 작품 모두 자유를 억압하고, 강박
하는 기재들에 대한 저항을 거부감없이 그려내고 있는 것 같
다.

0. 진실과 거짓의 경계짓기

트루먼 쇼의 이야기는 태어날 적부터 20여년간 트루먼 버뱅
크(짐캐리)라는 한 인물의 모든 일상(아내와의 잠자리 장면만
을 제외한)을 '볼거리'로 제작해서 방송한다는 것일 게다.
이 곳에서 세계는 현실세계와 이상세계(세트장)로 구별되며,
제작자는 유토피아적인 세계에 트루먼을 위치시킴으로써 만
족해 하며, 스스로는 그 세계를 지배하고 움직일 수 있는 신
으로 자리한다.
이상세계는 다시 말하자면, 가공의/거짓의 세계다. 트루먼을

둘러싼 모든 것(아내도, 부모도, 친구도, 해도, 달도, 파도도,
하물며 기타등등까지~)은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거짓의
것들이고, 그 속에서 트루먼은 자신에게 보여지는 모든 것을
당연한/진실로써 본다. 세계가 자기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 트루먼은 마치 플라톤이 말한 동굴의
우상처럼 가끔씩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도 좀
처럼 의심하려 들지 않는다. 잠시 자신이 좀 이상하다고 느낄
뿐...

0. 거짓 + 조작 = ?

트루먼 쇼의 제작자는 이 프로그램이야말로 가공되지 않은
인간의 참모습을 다루고 있다고, 아무런 가식도, 극적 효과도
넣지 않은 상태이기에, 진정한 현실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한
다. 단지 제한되어 있을 뿐, 트루먼은 가장 이상적인 세계에
서 살고 있는 축복받은 인간이라고...

그러나 어떤 세계에 살던 자신의 인생이,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제한되어 있었고, 누군가 자신의 모든 것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 또한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타인에 의해 지배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누구나 그 제한된 세계로부터 탈
주하고자 하는 욕망이 표출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하기에 이

영화의 메시지에 대해 공감가는 부분이 많을 듯 하다.(미디어
와 상업성 폭로라는 지점은 접어두기로 하자~)

이 영화는 현상적으로는 미디어가 한 인간의 일생까지도 거
짓으로 위장할 수 있을 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며,
그것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듯 하지만, 그 안에는 자신을 억압
하는 기재들(그것이 신이건, 미디어건, 가족이던, 돈이던 간
에....)을 깨버릴 수 있는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사고가 더
우선이 아닐까 한다.
또한 순간적으로는 장자의 나빌레라~(^^;)처럼 꿈과 현실 사
이에서 내가 사는 1998년의 11월 광장동이라는 시`공간이 실
재계인지, 조작된 세계인지에 대한 의심이 문득 들기도 한다.
혹시 아나? 누군가 내가 사는 이 공간이 거짓의 세계라는 것
을 알려주기 위해 내게 트루먼 쇼를 보도록 조작했는지....(그
럼 난 이 공간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암튼간~ 재미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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