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3. 9

오랜만에 괜찮은 책 두 권을 읽었다.
하나는  담배에 얽힌 사연과 사람살이를 다룬 [디스]라는 만화책이고
또 하나는 웬만한 어른들이라면 청소년기에 모두 뗐을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출판만화 버전, 이희재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이다.
후자는 아직 반 정도밖에 읽지 않았지만, 여전히 가슴뭉클한 감동이 전해 오는, 역시나 역작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에 대해서는 내일 다시 쓰도록 하고.
[디스]. 적어도 한국에서는 금연의 시대를 장식하게 될 요즘이어서 더욱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참, 독특하면서도 신선하고, 발칙하면서도 애잔하다.
담배를 소재로 어떻게 이런 찐한 감동을 전해 줄 수 있을까.
사람살이라는 것,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 속에 들어가 앉은 담배를 구원해 내고야 마는 문홍미의 시선이 느껴지는 걸작이다. 98년에 나왔다는데, 나는 왜 이 만화를 이제야 알게되었을까.
만화가 나올 무렵, 열심히 사재기하고 리뷰 팍팍 올리며 작가에게 힘을 실어줬다면, 이렇게 훌륭한 작가들이 나름의 작가정신을 조금은 더 핏대 세우고, 한 길을 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독자의 게으름을 탓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문홍미에 당분간은 폭 빠져들고야 말 것 같은 불길한 예감.
아~ 좋은 만화는 너무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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