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11. 4

어제는 송언 선생의 <선생님, 쟤가 그랬어요>를 다 읽고 알라딘에 리뷰를 올렸다.(그제였나? ㅠ.ㅠ.)
그리고 나선 다시 읽을 거리를 찾아 이것저것 찾다, 송언 선생의 글과 같은 컨셉의 보리에서 나온 윤태규 샘의 <선생님, 나 집에 갈래요>를 읽었다. 송언 선생 글의 여운이 깊어 괜찮은 책인데 재미없게 읽혀 책에 저쪽에 잠시 모셔두기로 했다.
그래서 다시 읽다만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를 마저 읽기로 결심했다. 중간 부분부터 읽는데도 여전히 재밌다. 중간중간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나 작가들에 혹독한 비평가들에 대한 비판도 재밌고, 소설이란 플롯을 구성하고 스토리를 덧붙이는 게 아니라 이미 어딘가에 있을 소설을 작가가 신내림받듯 줄창 써대는 거란 스티븐의 이야기가 재밌다.
후진 작가, 괜찮은 작가, 훌륭한 작가는 절대로 바뀔 수 없다는 스티븐은 후진 작가들의 노력여하에 따라 괜챃은 작가까지는 될 수 있지만, 훌륭한 작가는 정말 타고난다고 못을 박아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소설을 쓰기 위해선 한 단어부터 차곡차곡 써내려 갈 수밖에 없다는 말, 하루 2000단어씩을 꼬박꼬박 써대야 한다면 글쓰기 역시 노동(우리는 얼마나 글쟁이들에 대한 환상에 젖어 있었더가..)임을 말하는 스티븐이 이쁘게만 보인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도 하루 2000단어 씩의 꼬박꼬박 써 보면 책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욕망이 불쑥불쑥 솟아난다.. 큰일이다.
아무튼 천재성 어쩌구 운운하느니, 이렇게 괜찮은 작가는 결국 노동의 산물이라는 이야기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
읽으면서 내내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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