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동화 읽기 쓰기
김슬옹, 또물또 통합교육연구회 지음 / 다른세상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구성이 탄탄하고 본질적인 물음을 제기하는 책을 꽤 오랜만에 만났다. ‘어떻게 하면 즐겁게 책 읽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 해서 공부 잘하는 아이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그간 독서교육이나 책읽기, 글쓰기 교육에서 교사나 학부모들의 과제였다면, 이 책은 그에 앞서 ‘과연 책을 읽을 필요가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읽는 사람을 당혹케 만든다. 책 읽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읽는가가 중요한 것이며 그보다는 왜 읽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개 ‘창의력’이라든가 ‘상상력’을 키워 준다는 책들이 뭔가 새롭고 기발한 것들에만 집착한 채, 우리에게 왜 창의력이 필요하고 도대체 창의력이라는 게 뭔지, 사고력과는 어떻게 다른 건지, 새로운 것만 생각해 내면 그로써 족한 것인지조차 얼렁뚱땅 얼버무리기 십상인데 비해, 이 책은 들어가기에 앞서 창의력이라는 것을 비판력과 상상력에 견주에 꼼꼼하게 집어 주고 있다.

특히 글을 읽는 데 있어서 맥락 읽기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읽는 이와 글쓴이, 그리고 읽을거리 사이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 책은 단순히 글쓴이의 의도만을 파악하여 요점 정리하는 수준으로 글 읽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아니라, 글의 의도가 읽는 나에게, 혹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필 수 있어야 글의 가치와 의미가 결정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어떤 책의 가치는 읽는 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 게다.

이솝 우화를 비롯하여 동서양의 옛이야기들을 꼼꼼히 살피면서 동화를 분석하고, 그 속에 나타난 사회적 편견 등을 읽어 내며 지금, 내가, 여기서 이 동화를 새로 바꿔 쓴다면 어떤 글이 나올 수 있는지 학생들의 예시 글도 덧붙였다. 시대에 따라 글쓴이에 따라 때론 판타지 동화로, 또 때론 엽기 동화로 변신하는 옛이야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단, 이 책은 어른용이다. 아이들에게 추천하고자 한다면 안내자가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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