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 톨드 미 Papa told me 1
하루노 나나에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하루노 나나에의 <papa told me>를 20권까지 읽다. 스무 권의 책의 분량만큼이나 다양한 삶이 담겨 있는 책. 어찌 보면 소외되어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를 풍겨야만 할 것 같은, 아빠와 초등학생 딸로만 이뤄진 한 부모 가정이 너무너무 매력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30대의 잘 생기고 이름있는 프리랜서 작가 마토바 신키치와 생각이 깊고 새로운 것들과의 대화를 끊임없이 해대는 마토바 치세. 이 책 속에는 화려하게 스포트 라이트를 받는, 혹은 매우 정상적이라 여겨지는, 그야말로 '일반'적인 사람들보다는 현실 속에서는 어디선가 조금씩 상처받고 소외되었을 법한 사람들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이혼한 가정의 아이라든지, 구청장직을 은퇴한 후 정원의 꽃을 관리하고 있는 아저씨라든지, 하고 싶지 않은 결혼을 정략적으로 해야 하는 어떤 여인이라든지, 떠돌이 마술사라든지, 볼품없는 슈퍼마킷 배달부라든지, 해체된 밴드의 뮤지션이라든지, 평범한 여인의 길을 택한 공주라든지, 또 든지... 수많은 사람과 사물 속에서 치세는 끊임없이 그들에게 말을 걸며, 그들을 관찰하고, 그들을 공유한다. 사랑하는 법을 아는 아빠와 아빠를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로 기억하는 딸. 이 둘이 만나는 세계는 결코 환상적이지도 않으면서 따뜻하게 맺음을 한다. 참 멋찐 한 쌍의 부녀다. 언제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는... 그래서 절대 끝나지 않기를 바라고 싶은, 또 하나의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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