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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뿌리
김중미 지음 / 검둥소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탄탄하다.

작가의 삶의 경험이 탄탄하고

그 경험을 차곡차곡 토해내는 진솔함이 탄탄하고

그것들을 한발짝 뒤에서 담담하게, 올곧은 시선으로 그려내는 작가의 태도가 탄탄하다.

19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시간과 기지촌이라는 공간.

이 시공간에서 성장한 아이에게 비친 사회상과 인간들의 이중적 태도는

우리 안의 잔혹함을 일깨워 준다.

미군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옆집 아낙을 돕지 않는 인간군상

미국은 선망의 대상이 되어도 흑인과 낳은 혼혈아는 멸시하는 이중성

이주노동자에게 냉혹한 비틀어진 현실

80년대 기지촌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몇 편의 영화를 뒤섞어 놓은 듯,

기성대세에게 작품 속 세계는 그리 낯설지 않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빛을 바라는 까닭은

그 인간들의 잔혹함이나 부조리한 사회 현실을 비판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고,

자기 안에 숨어 있던 편견이라는 잔혹함을 되돌아보며

걷어내가는 주인공의 성장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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