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내 모자 The Collection Ⅱ
아누크 부아로베르.루이 리고 글.그림, 이세진 옮김 / 보림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아이와 그림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늘 궁금한 것이 있었다. 유독 내 눈에만 잘 띄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외국 작가가 그린 책에 보면 무당벌레랑 모자가 유독 많이 나오는 것 같다. 특히 영유아 시절에 읽었던 책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의 책에 lady bug가 나온다. 난 무당벌레가 lady bug이라는 것도 아이 그림책 읽어주면서 처음 알았다. 보이는 책마다 무당벌레가 나오니, 서양 사람들은 무당벌레를 좋아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좀 더 크니, 이번에는 모자가 그렇게 나온다. 내가 가장 재밌어 하는 작가인 존 클라센의 모자 시리즈 <내 모자 어디 갔을까?> <이건 내모자가 아니야>도 그렇다. 모자에 특별한 애정이 있는 작가인가 싶다가도 오늘처럼 모자에 관한 재미난 책을 읽으면 또 생각이 달라진다. 보림에서 출간된 <앗! 내 모자>도 제목 그대로 모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 소년이 모자를 잃어버렸다. 그래서 도서관과 백화점 등등 여러 장소를 다니며 모자를 찾는다. 아주 단순한 스토리인데, 그걸 표현해낸 방식이 대단하다. 



 

   바로 전 페이지가 모두 북아트 기법, 그중에서도 팝업이 활용되었다. 한 단 정도만 돌출시킨 것이 아니라 팝업에 다시 팝업을 올려 공간감과 거리감이 충분히 느껴지도록 구성하였다. 상당히 치밀한 계산과 공을 들여야만 할 수 있는 작업이다. 처음에 책을 받고 뭐 이리 두껍나, 싶었는데 책을 보니 이해가 되었다. 팝업이 뭉개지거나 힘없이 처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힘있는 두터운 종이를 사용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몇 번을 읽어도 책에 변형이 없다.

  

  구성은 복잡하게 하였어도 색은 단순화하였다. 빨강, 노랑, 연두, 파랑 그리고 분홍의 다섯가지 색들로 단순하게 나타내었다. 선들도 복잡하지 않게 명료한 검은 색을 사용하여 복잡하지만 혼란스럽지 않게 하였다. 특히 페이지마다 모자를 찾아다니는 아이의 모습을 찾는 재미가 크다. 숨바꼭질을 하는 것 같다.


  여타 다른 출판사와 다르게 보림에서는 꾸준히 소장가치가 높은 책, 책이라기보다는 작품에 가까운 책들을 출간한다. 다소 높은 가격에 수요가 적더라도 그림책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참 멋지다. 이 책 또한 공을 많이 들여 오래동안 간직하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아이들이 만져도 되고 느낄 수 있는 작품 말이다. 


  한 해가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은 듯한데, 벌써 추석 선물을 무얼할까 고민하는 때가 되었다. 돈보다도 문화상품권 보다도 아이들에게 좋은 책 한 권 선물이 어떨까 싶다. 이 책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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