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완의 수선화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14
황베이자 지음, 주청량 그림, 유소영 옮김 / 보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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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 때는 수선화를 가장 좋아했었다. 청초한 하얀 꽃잎 사이에 노오란 꽃심을 보면, 참 정갈하고 단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이목을 끌기 위해 화려한 치장을 한 여성이 아닌, 곱고 단정하지만 은은한 향. 게다가 꽃이름도 그러하다.

아이완도 아마 수선화 같지 않을까 싶다. 목청이 크고 야무진 언니와 천재 오빠 사이에서 묵묵하게 피어있는 꽃. 나는 엄마와 아빠, 언니와 오빠와 함께 사는 아이완의 집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읽느냐 밤을 잊었다. ​ 그만큼 재미가 있고 생각할 거리가 있던 책이었다.


천재이지만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오빠는 엄마의 보호 아래 피어나는 꽃이다. 뚱뚱하고 늘 책만 읽는다. 마을에서 알아주는 천재이지만, 사회성은 전혀 발달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 남 앞에 서지 못하는 천재다.


언니는, 글쎄 아이완의 엄마가 생각하기에는 문제아일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당차고 야무지다. 무얼 맡겨도 다 해낼 것 같은 아이다. 첫사랑의 실패 후 대학교도 떨어지고 재수도 관두지만, 그래도 괜찮을 아이다. 아이완의 엄마가 자신의 방식대로 길들이려고 하지만 않는다면 아마 씩씩하게 잘 살 것 같다.


엄마는 교육계 종사자다. 그래서 학업을 엄청나게 중시한다. 자식에 대한 사랑은 성적에 비례하는 사람같다. 공부를 잘하는 아들을 언제나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큰딸과 늘 싸운다. 아이완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는 듯하다. 가정에 문제가 생기면 그제서야 아이완에게 기대는 듯한 엄마. 제일 별로인 캐릭터였다.


늘 출장 중인  아빠는, 아이완에게 가장 큰 기둥이다. 아이완의 마음을 제일 잘 이해해주고 따뜻하게 대한다. 엄마가 성난 불 같다면, 아빠는 넓은 강같다. 아이완에게 수선화를 선물하였다.


수선화 같은 아이완. 아빠가 선물한 수선화를 키우는 아이다. 다소곳하고 말이 없다. 언니만큼 생활력이 강하지도 않고, 오빠만큼 공부를 잘 하지도 않지만 남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것은 이 집안에서 아이완이 최고이다. 다들 문제가 생기면 아이완을 찾는다. 그런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게 어린 나이에 고민을 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기특해보이기도 하다.


지금의 중국이 아닌, 배급표 받던 시절의 중국이야기라 더 흥미있게 읽었다. 중국의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과 비슷하게 자라는 모습도 공감되었다. 한 가정의 모습을 인상깊게 읽은 느낌이다. 나같은 어른들도, 좀 더 어린 청소년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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