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숨은 그림 찾기 : 온 세상으로 떠나요! 아티비티 (Art + Activity)
뱅자맹 베퀴 외 글, 박선주 옮김 / 보림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아이가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다. 시골에 사는 우리는 낮에 딱히 갈 곳이 없었다. 아침 먹이고 대강 치우고 나면 오늘은 어디 갈까 고민하다가 늘 마을 도서관에 가곤 했다. 

아기 자전거에 아이를 싣고 한 쪽 어깨에는 책 보따리를 걸고 덜컹거리며 십분. 어느 날은 마을 정자에서 쉬기도 하고 노인 회관 앞에서 재롱도 떤다. 그러다보면 십분에 갈 길을 한시간이 되서 도착한다. 

매일 같이 가는 도서관이니 쑥쓰럽더라. 뭐 대단히 교육적인 엄마로 비춰질까 걱정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도서관 마당에 있는 놀이터에서 싸온 간식만 먹고 집에 간다. 도서관 이층에 에어로빅을 배우는 아줌마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꼭 도서관에 한 번씩은 들어가자고 조르는데 그게 바로 어떤 한 책 때문이었다. 

<너도 보이니?>라는 책인데 조그만 사물들을 잔뜩 모아 사진을 찍고 찾아야할 몇 가지를 써 놓은 책이다. 그 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떠듬떠듬 말하는 녀석이 그 책에 나오는 "주사위" 발음을 하겠다고 "주사이 주사이" 하는거다. 하루는 사서분이 도대체 아이가 뭐라고 하는거에요, 하고 물을 정도였다. 

다양한 사물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내는 책들은 이런 매력이 있다. 수 많은 것들 중 꼭 하나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게 있다. 이번에 보림에서 출간한 <와글와글 숨은 그림 찾기>도 그런 종류이 책이다. 세계여행이라는 주제로 아이들이 사람을 찾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너도 보이니?> 보다는 <월리를 찾아라> 쪽에 가깝다. 

게다가 엄청 큰 책이다. 내 몸통만한 커다란 페이지에 가득한 찾을 거리들이 아이를 유혹한다. 처음엔 책이 커서 놀라더니 이제는 뭘 찾겠다고 눈이 똥그래진다. 귀엽다. 내 아이 책 읽는 모습만큼 이쁜 것이 또 있을까. 

보드북이라 어린 아이들에게도 줄 수 있다. 비싼 책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볼 수 있는 책이다. 책이 커서 찾는데도 오래 걸릴거다. 

내일은 또 자전거 타고 덜덜거리며 도서관에 가야겠다. 이렇게 좋은 책, 나만 볼 수 있나. 도서관에 신청해 놔야겠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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