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이 미술로 달라졌어요
최민준 지음 / 아트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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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남자아이들에게 창의력은 본능이다. 없는 창의력을 훈련시켜서 끌어낸다 생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원래 아이가 창조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할 일은 아이가 재미를 느끼게끔 해주는 것이다. 


남자아이들은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쉽게 짜증을 내는 성향이 있다. 가령 작은 블록 조각이 눈에 안 띄는 경우라고 치면 '나는 이런 것도 못 찾는 머저리야!'라는 자책으로 이어져 눈물을 쏟는 아이가 있을 정도다. 별다른 이유가 없는데도 아이가 쉽게 짜증을 낸다면 자존감을 높여주는 일에 초점을 맞춰 보라. 남자아이들의 경우 자존감을 불어 넣어주는 것만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간단하게 해결되기도 한다. 스스로 만족하는 남자아이는 어떤 경우에도 여유로운 태도를 지닌다.

남자아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싶거나 무언가를 시킬 때에는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는 기분이 들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야 ~~해"라고 말하면 그 명령에 불복종하고 반항함으로써 자신의 남자다움과 힘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이거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질문에는 다른 경쟁자들보다 빨리 과제를 수행함으로써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어 난리다.

남자아이들은 항상 인정받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그림을 그릴 때에도, 만들기를 할 때에도, 밥을 먹을 때에도 어떡하면 내가 최고라는 것을 알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기 때문에 지시하는 문장보다는 능력을 보여달라는 문장에 반응할 확률이 높다.

망치질과 톱질은 남자아이들의 묘한 호기심과 성취욕을 자극한다. 이것은 대개 어른들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이 스스로 끝까지 해보겠다는 오기를 만들어낸다. 망치질과  톱질만 잘 배워도 남자아이들은 자신감과 성취감을 키울 수 있고 집중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보통 에너지가 넘치는 남자아이들의 수업을 진행할 때에는 먼저 찰흙 수업을 진행하고 그다음에는 목재수업을 진행한다.

아이가 배우면 좋을 것들을 죽 나열해놓고 하나씩 하나씩 목록대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무엇을 잘할 수 잇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성향과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먼저 아이의 세계에 깊숙히 들어가본 후에 아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하게끔 도와주는 일을 하는 것이다. 나는 단순히 미술을 가르치는 사람이기보다는 남자아이들이 자신이 잘하는것을 찾아서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게 하는 사람이다. 그러면 아이는 알아서 열정적이고의욕적인 아이가 된다. 나는 바로 이것을 증명하고 싶다. 핵심은 교육자가 아니라 아이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규칙은 가장 실용적이고 필요한 것이어야 한다....중략....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다른 아이의 작품 활동을 방해하거나 다른 아이와 싸우면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안전에 관련된 물품들은 항상 선생님에게 묻고 사용해야 한다는 것, 선생님께는 존칭을 사용할 것 등이다.

"여기 조금만 더 해봐. 잘하면 선생님이 스티커 줄게."
미술이 일이 되는 순간이다. 배움은 노동이고 대가를 받는 행위라는 생각이 들면 배움의 즐거움은 저 멀리 날아가고 대가가 없으면 배움을 거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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