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다르지만 모두 친구가 될 수 있어! - 어린이들에게 세계 시민 의식과 다문화의 힘을 일깨워 주는 사회생활 동화 어린이 사회생활 첫걸음 3
최형미.이향 지음, 박연옥 그림 / 팜파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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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속 낯선 나라, 이태원

이태원으로 이사간 서연이는 새로운 학교와 마을에서 많은 외국인들을 만난다. 눈이 파란 금발의 외국인부터 낯선 이슬람 문화권의 외국인까지 서연이에게는 모두 신기하다. 처음에는 타국의 문화와 종교를 이해하지 못해서 화도 나도 오해도 겪었지만, 터키 친구 아일라와 중국 친구 여령이를 통해 하나하나 배워가는 중이다.

민수는 왜 사과를 안하는가?

민수라는 아이는 참 무례하다. 터키에서 왔고 이슬람교를 믿는 아일라에게 상처주는 말을 쉽게 한다. 중국에서 온 정봉이가 준 팬더 인형은 중국산이라서 싫다고 말한다. 이건 몰라서 만든 실수가 아니다. 알면서 일부러 상처주는 거다. 심보가 아주 고약한 사대주의자이다. 미국이 최강이고, 프랑스 에펠탑만 멋진 줄 안다.

나는 왜 민수한테 화가 났지?

책 속에서 악역을 맡은 민수란 아이는 서연이와는 달리 다른 나라 문화의 장점을 배우려는 노력이 없다. 학교에서 통합교과로 배우면 좀 나아지려나 했는데, 크게 나아진 기색이 없다. 최소한 사과라도 하고 책이 끝날 줄 알았다. 사과 없이 끝나서 좀 찝찝했다. 어물쩍 뭐 화해의 뉘앙스는 풍기지만, 사과란 직접적으로 "내가 뭘 해서, 네 기분이 이랬을 것 같아. 미안해. 앞으로는..."하고 명확하게 이야기해야 하는데 말이다. 저학년이 읽는 동화라서 마음이 더 그랬다.

책은 동화와 설명, 그리고 실제로 책 속에 아이가 생각을 적을 수 있는 활동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와 관련된 설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게 한다는 것은 참 좋은 아이디어 같다. 이 책 한 권으로 일종의 독후활동까지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작은 바람으로는(혹은 뒤끝으로는) 민수가 좀 사과를 하고, 그 다음 장에서는 각 나라가 서로 협력하기 위해 과거의 잘못을 사과했다는 역사에 대한 설명이 들어가면 어떨까 싶다. 역사를 무시하고 다문화가 진행될 수는 없을 것 같다.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었는데, 민수가 사과를 제대로 안해서 많이 아쉽다. 은근슬쩍 넘어가는 모습이 꼭 일본 같아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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