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부르는 숲
빌 브라이슨 지음, 홍은택 옮김 / 동아일보사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애팔래치아 트레일'이라고 해서 미국 동부를 가로지르는 산맥 종주코스가 있는데, 우리로 치면 백두대간쯤 되겠고 약 2100마일, 백두대간의 몇 배 길이로 종주에 최소 3~4개월이 꼬박 소요되는 코스라 합니다.

이 산길을 배불뚝이 여행칼럼니스트와 20여년 동안 거의 교유가 없고 그 사이 마약과 알코올 중독에 빠진 고교동창이 과감히 도전장을 냅니다.

아마추어 등산가도 못되는 이들이 애팔래치아 트레일에서 갖은 고생과 우여곡절을 겪는데, 장면장면이 개그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한편의 코미디입니다. 개콘과 비교했지만 사실 캐콘의 말장난에 불과한 공허한 헛웃음과는 차원이 다른 희극이 전개되고 그 여행 여정을 옮기는 필자의 입담이 대단합니다.

하늘을 찌르는 나무 숲 사이로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노라면 더불어 숲속에 들어온 듯 머리가 맑아지고 아주 절제되어 표현하고 있지만 자연의 소중함과 국토(미국이지만)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기분 좋게 전해지네요.

또한 더 늦기 전에 나도 훌훌 털어버리고 백두대간이나 최소한 지리산 종주를 나서고 싶은 충동을 불끈불끈 솟아오르게 만드는 책입니다.

주의할 점은, 책을 읽을 때 자주 키득거리게 되므로 될 수 있으면 주위에 사람이 없을 때 읽는 것이 좋습니다. 실없는 사람으로 취급받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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