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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 하버드대 종신교수 석지영의 예술.인생.법
석지영 지음, 송연수 옮김 / 북하우스 / 2013년 1월
평점 : 
하버드법대 첫 동아시아계 종신교수,
첫 아시아여성 교수, 그리고 첫 번째 한인교수.
너무나 화려하고 대단한 수사구에 사로잡혀
그녀를 처음 알았다. '석지영' 이라는 한인계 미국인.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이민자의 신분으로서 그녀가 찾은
재능 '발레'
부모님의 반대로 끝까지 지켜낼 수 없었던 그녀의 꿈. 한 켠에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기는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다른 길로도 갈 수 있었을거라고 말한 그녀.
'발레의 기본 동작과 자세에 깃든 미적인 합리성을 고통스러울 정도의 반복을 통해
흡수하는 과정에서
나는 상상의 한계를 넘는 최고도의 황홀경을 맛보았다.
나는 불법약물을 결코 시도해 본 적이 없는지라
마약에 취할 때 느낀다는 황홀경을 맛본 적이 없지만, 그럴 필요도 없었다.
SAB에서의 발레 연습 이후, 내 삶은 마치 성배를 찾아나선 기사의 인생과 비슷해졌다.
그 황홀경을 다시 느낄 수 있다면!'
이 대목에서 '황홀경'을 맛 본 자만이 아는 그 짜릿한 감정을
난 대체
얼마나 느껴보았는가를 생각해보았다.
짜릿하고 흥분되는, 두고 두고 생각하면 온전히 그 시대의 느꼈을 그 감정을...
아마 2년 전에는 느꼈으리라.
한창 학문에 미쳐 그 깨달음을 알게되고 인정받은 경험의 기억들.
줄리아드 예비학교 피아노 독주 등을 통한 그녀의 무대공포증 극복.
예일대 시절에 만난 유쾌한 친구들과의 추억.
옥스포드 대에서 느낀 프랑스 문학의 조우. 사랑...
문학의 길로 갈 것인지 고민하던 중... 법조인으로서의 길을 선택한 그녀.
여러 방면에 자신의 재능을 뿌리내린 그녀 였기에
예술과 자신의 전공에 논문을 연결시켜 많은 저명한 분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이전에 그녀가 탐닉한 모든 경험의 산물들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또다른 점이 되어 이어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 이렇게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일련의 활동이 또 언젠간
나를 만드는 또다른 가치있는 활동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녀의 글은 나를 울먹이게 만든다.
해본 적 없는 경험에 대한 감동을 이끌어내고
내가 현재 느끼는 고민들이 부질없어진다. 그런 고민은
나는 나약한 존재라오. 자신없으니 내버려두시오. 하는 일종의 자백하는 듯한 심정을 자아낸다.
그녀는 어쩌면 한국에서 자랐다면 이정도의 성취는 이뤄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얼마 전, 한국에서 강연 차 입국했을 때, 많은 한국사람들이 얘기했단다.
'엄친딸'
그녀는 그 의미를 나중에 알고는 경악했다.
'엄마가 친구의 완벽한 딸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하면서 딸의 모범이나
부모의 바람이라도 되는 양
그 아이를 치켜세우는 것은 매우 짜증나는 일이다.
나도 우리 엄마가 당신 친구분들의 딸에 대해 그만 좀 얘기하고 더 이상 상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란 적이 있었다. 남의 딸에 대한 어머니의 반복적인 언급에
암묵적으로 스며 있는 비교는 딸을 외롭고 상처받게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열정과 관심사와 추구하는 바를 듣고 인정해 주고 계속 발전시켜 주는
어머니가 필요하다.'
나 역시 그런 비교나 우위에 대한 상처를 받을 때가 있다.
물론 그러라고 말한게 아닌데도 아직 불완전한 나에게는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그리고 따라오는 외로움과 상처.
그리고 극복하고자 묵묵히 내 일을 하며 자극제로서의 받아들임.
조건없이 자신을 사랑하고 아낌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말로 못 할 행복을 느낀다.
나도 생각해본다. 생각없이 그런 말을 하여 누군가에게 상처 준 적은 없는지...
호르위츠 교수님으로부터 연구조교로의 제의를 받고 법학교수가 될 것이라는 말을 들은 그녀...
그녀 또한 예상치 못한 답변이었다.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더군다나..
그 교수님 과목의 시험성적도 엉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녀를 연구실로 불렀다.
'교수님은 시험 성적이 내 능력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계속 같이
일을 하자고 말씀하셨다. 그의 상냥함이 내 마음을 울렸다.
나는 나 자신이 교수님에계 '발견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가 먼저 나서서 내가 교수가 될 것이라고 말해 주지 않았다면, 교수로서의 내 미래를
나 혼자 깨달을 수 있었을지 확신이 없다.'
알아본 것이다. 그녀의 진가를...
순간 맘 한켠이 울컥해졌다.
그리고 그녀의 출산...
이 대목 또한 글이 어떻게 감동을 일으키는지
그 사실적 경험의 순수한 느낌이
미혼의 나에게 출산의 고통보다 아기라는 사랑스러움의 모성애를 자극했다.
'놀랍게도 모유수유의 경험은 이제껏 살면서 맛본 가장 행복한 순간의 하나였다.
어둑어둑한 이른 아침, 어미와 아가가 모두 꾸벅꾸벅 반쯤은 꿈꾸듯 졸면서 깨어 있는 시간.
은밀한 고요함에 젖어 아가에게 젖을 물릴 때 느껴지던 감각의 기억을 병에 담아
보관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 다정했던 한 때를 떠올릴 때마다 몸에 소름이 돋는다.'
'내가 소망하여 선택한 일을 하고 있노라면, 아침에 눈 뜰 때마다 일을 시작하고 싶어
기다릴 수 없을 정도다.
활기가 넘치고 사람답게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최선을 다하고 싶은 느낌이 든다.
좋은 인생으로 가는 길은 너무나 많다.
우리는 무엇을 하는 데 있어 옳은 방법은 하나뿐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버릴 필요가 있다.
한국인들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노력을 통해 수많은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우리는 전 세계에 공헌할 수 있는 모든 다양한 방법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무엇이든지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건, 글쓰기건,
힘들더라도 노력해서 그런 것을 익힐 기회를 찾으라는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이 또한 연습이 필요하다. 쉬어질 때까지, 아니 즐길 수 있을 때까지
스스로를 밀어붙어 하고 또 하기를 반복해야 한다.
수업 시간에 기 죽고 자신감 없이 느끼는 것이 개인적 자질이나 결함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을 보면 나는 화가 난다.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문화적 차이와 성장배경의 문제다. 심각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극복이 가능하다.
학생들은 행동으로 직접 부딪히며, 공부와 처신에 관한 다양한 방법을 숙달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그녀가 세운 기준과 원칙, 가치관, 그녀가 따라간 소신의 길...
어떤 것은 부러움의 대상이고
풍족한 가정과 환경이 그녀를 그 이상을 만든게 아닌가 범접할 수 있는가 생각도 해본다.
그러나,
그녀의 기본적 자질은 그녀가 갈 방향성의 나침반을 따라 인도했다.
그리고 희망이 되고 용기를 주었다.
사소한 감정소모보다는
자기 성찰과 본연의 임무를 일관되게 하여야 한다.
내가 가장 원칙으로 삼는 첫번째와 두번째...
우선순위를 정해서
그렇게 내 일을 하고
주변에 조건없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고
감동이 될 수 있도록
한계에 도전하는 내가 되보자.
이 분 석지영 교수님, 너무 좋다.
멋있다. 같은 여자로서!!!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