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학 입문
박성호 지음 / 지상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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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학 입문

 

 

요즘 취업을 위해서 열심히 이력서를 내고 있는 중이다. 문득 이 책을 받아들면서 별의별 생각이 다 떠오른다. 직장, 참으로 치열하게 싸워야하는 취업난에 나도 한 발 들여 밀면서 느낀 것은 정말 다사다난했던 직장 얻기 여정이다. 더구나 경력단절 여성이라 레떼르가 떡 하니 붙은 마당에 찬밥 더운밥 가릴 여유가 어디 있어? 라며 이력서를 들이밀던 내 손이 나에게 부끄러울 정도로 미안한 마음이 든다.

 

저자는 말한다. 이력서를 내기 전에 여러 가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 있다고 말한다. 오래된 기업이냐? 신생 기업이냐?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 오너가 오픈 마인드 형이냐? 아니면 오너가 폐쇄적 마인드 형이냐? ......

알아봐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고 한다.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어렴풋이 알거나 아예 문외한인 이야기들이 줄줄이 나온다.

 

직장을 선택했을 때도, 처지에 맞는 마인드로 적응하란다. 능동적인 직원이 돼야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자세, 조직이 원하는 자세를 잘 간파해서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열정적이고, 세심함과 도전적이며 팀워크를 중시하는 태도를 내 태도에 적용시키라고 말한다. 조직에서 태도는 나 하나가 아닌 주변 사람들까지 영향을 준다는 점이 중요하다. 대인 관계는 물론 성과에 이르기까지 관여가 된다. 결국 기업 조직이 추구하는 성과 도출에 기여하는 장치가 태도에서 출발한다. 결국 태도가 차이를 만들고 다름을 양산해 업무의 성과까지 연결되는 것이다.

 

타고난 성격, 후천적 지식, 기술 재능, 경험, 태도 등이...개인적 성과인데 태도가 무척이나 중요하단다. 태도는 과거가 쌓여져 만든 현재의 모습이면서 동시에 미래를 알려주는 예언자이다.란 존 맥스웰의 말이... 귀에 콕 박힌다. 그 중에서 신입 사원의 올바른 근무 자세 항목이 눈길을 잡는다. 인사를 잘한다,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일한다. 내가 먼저 한다. 모르면 반드시 물어본다. 책임감을 끝까지 한다. 능동적으로 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한다. 공부를 한다. 부지런히 움직인다. 불평불만을 하지 않는다. 소통한다. 시간 활용을 잘한다. 기분파 행동은 금지한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다. 일의 우선순위를 파악한다. 친절하게 행동한다. 정리 정돈을 잘한다. 이 항목들을 보면서, 평범한, 다 알고 있는 듯 한 착각을 한다. 책상앞에 놓고 매일 매일 숙지해야할 덕목이다.

 

 

헤드헌터가 말하는 근무자 관련 팁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수도권에는 어떤 사람들이 유리하고, 지방에는 어떤 사람들이 근무하는지를 말하고 있는 헤드헌터,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술술 책장을 넘기던 나에겐, 아 수도권에서 살아야 하는구나란 생각이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공기가 오염되어서, 인심이 사나워서 시골로 이사가야겠어란 말이 쑥 들어가고, 내가 사는 도시 스스로 가꾸며 개선해가는 방법을 모색하며 살자란 생각을 들게 하였다.

사람들마다 다 직업에 대한 소명, 내지 소신이 있다면 성실 그 자체로 직장을 다닐 것이다. 온 가족이 나 자신에게 달려 있는 가정이라던가, 맞벌이 부부 등등...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어르신들까지... 이 책을 도움을 줄 것이다.

차분하게 읽어 내려가는 동안, 그동안 직업과 직장을 선택할 때, 알지 못했던 노하우들이 엄청나서 깜짝 놀랐다. 그동안 안이하게, 무책임하게 내 인생의 직장을 택하지 않았나 반성하면서, 출근 준비를 한다.

 

기존 기업, 신생 기업의 경영자의 경영 마인드를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 공감간다. 경영 마인드에 따라 사원들이 적응해야하는 업무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행복지수, 성취감 같은 것들, 처우에 대한 문제 등등 여러 가지가 영향을 받는다는 이야기엔 공감이 간다. 그 기업들의 장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을 알려주는데, 경영 지원군과 영업, 마케팅 지원군에 있는 직장인은 장수 기업을 선호한다. 많은 노하우를 배우고 익힐 수 있고, 다양한 선배, 동료를 통해 부족한 점을 메우는데 도움이 된다. 생산, 제조, 품질 관련 직군도 비슷하다. 하지만 연구 개발 직군은 신생 기업도 적극적으로 고민해봐야 한다. 성격적으로 자유분방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이 빠른 사람에게는 업무 시스템이 매뉴얼화되어 있는 장수 기업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특히 IT기업 중에서 중소벤터기업에 IT관련 개발자들이 많이 근무한다. 기술력만큼은 세계적인 경력 관리를 위해ᅟᅥᆺ도 참고 견딜 자신이 있으면 기술 습득과 커리어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무조건 대기업만 선호할 일은 아니다.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에는 대기업 출신이 많다. 기존에 몸담고 있던 조직 문화에 젖어 있어 권취적이거나 충성을 강요하는 마인드가 있을 수 있다. 자신의 기술에 의해 경영자가 가져야할 소기업 관리 리더십과 소통의 기술이 부족할 수 있으니 반드시 크로스체크가 필요하다.

 

출퇴근의 거리와 생산성에 대해 이야기는 정말 알면서도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15km 이상이 되면 일어나는 부작용을 읽고서는 정말 빵 터졌다. 그동안 나는 원정을 많이 다니면서 지쳐있었기 때문이다. 운동량을 늘려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핸드헌터 시장에선 대기업 출신 경력자를 선호한다. 국내던 글로벌이던 선두 기업만의 노하우, 담당 업무가 같지만, 업무 시스템과 고객을 유인하는 마케팅 시스템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한 미래의 선두 기업의 문화가 눈에 띈다.

경직되지 않은 수평적 조직 문화, 경쟁력 있는 보상과 복지 제도, 자율적, 자발적 참여로 이끄는 일하는 방식, 쌍방향 소통, 독초보다는 창출되도록 지워하는 성과, 휴식과 놀이 문화 장려, 소속과 자긍심을 키워주고,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기업, 구성원의 경력 개발과 개인의 성장을 독려, 지속적인 혁신 문화 추구, 인류와 사회를 위한 사회적인 책임...을 나열하는 저자의 말씀, 사실 우리들의 로망이 아닐까? 이러한 기업 문화가 있는 기업에 출근한다는 것은...

 

이 책은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 모두, 알아야 할 상식이란 생각이 든다. 누구나에게 추천하고픈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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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건 모르겠고, 돈 버는 법을 알려주세요 - 상위 1% 부자 3000명, 그 반전의 선택!
다구치 도모타카 지음, 홍성민 옮김 / 청림출판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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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건 모르겠고, 돈 버는 법을 알려주세요

 

 

 

 

<<어려운 건 모르겠고, 돈 버는 법을 알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책을 받아들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아버지에게 떼를 쓰는 듯 한 그림이 제목을 보는 순간 떠올랐다. 다시 보아도 미소가 떠오르는 재미있는 책 제목에 책 안에 내용이 궁금해진다. 사실 이런 일을 해도 잘 풀리지 않고 저런 일을 해도 잘 풀리지 않던 시절이 떠올랐다. 아무리 노력해도 뭐가 잘못됐는지, 뭐가 부족한지를 알지 못한 채, 동분서주하던 내 심정, 꼭 그때 심정 같아서 가슴 한편 찡해지면서, 웃음 반 눈물 반으로 책을 펼쳐들었다.

 

저자는 나를 향해 질문을 던진다. 둘 줄에 하나 선택하란다. ‘... 난 불을 보듯 가난한 사람으로 판가름 날 것을 뻔한데... ’ 라 중얼거리며 문제를 풀고, 행간을 읽어나간다. 문제를 풀어나가는 동안, 나의 얼굴에선 어느새 장난기 어린 미소는 사라져가고 있었다. 왜냐하면 어쩌면 그렇게 콕 집어 나를 파악할 수 있는지 깜짝 놀랐다. 아하, 이래서 내가 가난한 사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구나란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6개의 챕터로 부자에 대해 풀어놓으면서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그의 선택에 따라 부자가 되어 살아가고 가난한 삶을 스스로 선택하여 살아간다는 것을 나는 깨닫는다. 내 인생에서 부자가 되던, 가난뱅이가 되던 그것은 모두 내가 선택하여 살아가는 결과라는 문장에선 오랫동안 멈추고 만다.

 

나를 부자로 만들어달라고 저자님께 내 마음을 맡기고 편안하게 즐겁게 책을 읽어나갔다. 중요한 부분은 메모를 하기도 하고, 밑줄을 긋기도 하고, 책장을 접어놓기도 하면서 문장과 행간 사이를 좌우종횡으로 왔다갔다 서성이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였다. 꼭 기억해야할 대목이나 내용은 텍스트 옆 여백에 빨간 볼펜으로 요약을 해놓기도 하고, 키워드를 달아놓기도 하면서

아주 즐겁게 읽어나갔다.

 

부자가 선택해서 자신의 삶을 절제하면서 살아가던 사고방식을 나도 따라가다 보면 틀림없이 부가 축적될 것이란 확신이 책을 읽는 동안 생겼다. 부자들은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그들만의 삶의 기준이 있다. 사람들과의 인간관계, 사업에서 투자, 또한 그들의 일상생활의 생활습관등을 그들만의 기준으로 선택하여 살아간다. 그런 기준을 내가 따라가며 산다면 나도 틀림없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면서 계속 읽어나갔다.

 

성공한 사람들이 그랬듯이 저자도 인생의 높은 파도를 넘나들기도 하고, 경제적인 위기로 돈에 대한 고민을 하기도 하면서 인생 선배들의 도움을 받는다. 부자들의 사교모임에 참석하기도 하면서 부자들을 통해 부자들의 특징과 자신이 왜 부자가 될 수 없었는지 그 차이를 알게 되었다.

 

그는 꿈만 꾸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사업을 할 수 있는 돈이 모이기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적은 돈이라도 그것으로 해볼 수 있는 일을 찾아 당장 시작하라고 한다. 부자들은 무엇을 하던 열심히 도전하고 실패하고 도전하고 실패하는 가운데 노하우를 터득해서 돈을 번단다. 책장을 덮을 때쯤에는 부자가 될 수 있는 사람과 부자가 될 수 없는 사람, 그 선택은 내가 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맞다. 나도 오늘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자라고 혼자 되뇌며, 삶의 한 모퉁이 어려운 난관의 벽을 허물기 시작한다. 하나 둘... 언젠가 나도 부자가 되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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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택의 법인 컨설팅십 - 前無後無 ING생명 5년 연속 FC 챔피언
정인택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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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택의 법인 컨설팅십

 

 

우리들은 사회에서 늘 만남을 가집니다.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들 가운데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랜 만남으로 인연의 끈을 늘 잡아 인맥을 형성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늘 흘려보내는 정말 소중한 인맥들 보는 안목이 없어 멀리 떠나보내고 나서 후회하기를 평생 했던 나로서는 <<정인택의 법인 컨설팅십>>을 받아드는 순간, 인맥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에 대해 평소 궁금했던 점들이 하나둘 고개가 끄떡여집니다.

 

 

법인 컨설팅을 제목으로 책을 내신 정인택님의 이야기를 가만히 기울여봅니다. 보험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그는 그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리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가진 인맥을 성실함으로 잘 관리해서 엄청난 성과를 올리게 됩니다. 개인 고객에서 기업 고객까지 동분서주 그들의 보험을 관리해주면서 계약을 하고 또, 고객이 원하는 바를 마치 입속의 혀처럼 헤아려 그들의 사업이 번창해가도록 도우면서 보험 계약을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험에 대해서 아직도 그리 신뢰를 하지 않는 면도 많습니다. 아마 고객관리가 엉망인 보험설계사를 만나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런 와중에 정인택님처럼 성실함과 신뢰로 고객을 대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어쩌면 고객의 입장에서는 행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험도 역시, 보험을 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가 깨졌던 경험을 여러 번 겪다보니, 보험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보험을 들 때는 친절하기 그지없다가 계약이 끝나고 나면 고객관리가 엉망이고 보험을 타게 될 때는 약속과는 전혀 다른 결과인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보면서 실망 그 자체였던 적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외국의 경우 보험...하면 일상생활화가 되어서 보험설계사에게 맡기면 척척 알아서 고객의 입장에서 하나라도 더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고객관리와는 차원이 전혀 달랐던 보험 문화.... 그러나 정인택님은 외국 보험설계사에게서나 볼 수 있는 고객관리를 아주 철저하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놀라고 맙니다.

 

 

연봉 15억을 받는 저자님,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연봉에 대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는 그렇게 연봉이 높아질 만큼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고객들의 사업에 대한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좋은 의견과 상생할 수 있는 것들을 모색하면서, 인맥들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베풀 만큼 베풀고 그렇게 돌아온 이익금으로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서로 윈윈 하는 마인드를 가지고 사는 저자님, 고개가 숙연해집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저자님의 성실함과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 나 자신처럼 상대방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위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세상과 대화를 하는 저자님께 한 수 단단히 배웁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정인택 저자님처럼 서로 윈윈하면서 성실하게 사회에 대해 책임감과 신뢰감으로 살아간다면, 세상은 좀 더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사회생활을 하시는 분, 사업을 하시는 분, .... 두루두루 모든 사람께 이 책을 권하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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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와 나무 -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와 나무 인문학자의 아주 특별한 나무 체험
고규홍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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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와 나무

 

 

겉표지 <<슈베르트와 나무>>란 제목에 눈에 확 들어온다. 작가는 왜 이런 제목을 썼을까? 음악적인 내용이 나오는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긴다. 눈 먼 김예지와 안내견 찬미 이름이 나올 때, 또 능소화가 나올 때 그 집 대문 앞에 서서 나는 그들의 모습을 가만히 관찰한다.

 

우리가 시작으로 능소화를 관찰한다면, 반면 김예지는 코로 능소화 향기를 느끼었다. 오이와 비슷한 향기가 난다는 그녀, 코와 귀와 손으로 관찰을 한다. 능소화 꽃을 만지면서 통꽃인 꽃잎을 5장이라고 말하는 그녀, 그렇다. 우리는 때때로 잘못 이해하고 말할 수 있다. 두 눈을 멀쩡이 떴어도 잘못 이해할 수 있다. 작가가 김예지와 능소화, 그리고 찬미를 이야기 하는 이유는 우리는 누구나 누군가에게 언제나 의지하면서 산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을 눈치 채야했다. 안내견에 의지한 채 살아가는 김예지, 담장이나 커다란 나무에 기대어 사는 능소화

참 흥미롭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김예지 피아니스트와 우리는 서로 세상을 느끼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나무 앞까지만 이끌어, 간단히 나무에 대해 소개하고 그녀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나무를 탐색하는 동안, 작가는 그저 바라보며, 그녀가 어떻게 탐색하던 나름의 방식대로 만지고, 냄새를 맡고 하는 동안 느끼도록 했다.

 

<무엇인가 만진다는 것은 관심이고 사랑이다>란 제목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앤서니 도어의 장편소설 <<우리 모두 볼 수 없는 모든 빛>>을 저자는 언급하는데, 그 소설 속 주인인 맹인 소녀와 소녀를 전쟁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훈련시킨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그 소설에서 맹인 소녀가 전쟁을 겪어나가는 과정 김예지와 나무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애매모호함으 풀어주는 실마리가 되었단다. 그 소설 속 맹인 소녀는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만들어 놓은 마을 미니어처를 만지면서 아버지 사랑을 깨달았다. 소녀는 말했다. 사랑은 만지는 거시라고 ...

 

김예지는 현대 과학이 지시하는 관찰법과는 다른 그녀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혹은 세상의 자연물과 더 깊이 소통했다. 저자는 김예지를 통해 깨달은 바가 크다. 절대 감각을 내려놓으니 다른 감각들 모두가 평등하게 일어나 아우성친다. 시각장애인 김예지는 다른 감각을 나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내게는 절대적인 시각이 오히려 후가, 청각, 촉각, 미각에 장애를 초래했을 수 있다. 저자는 시각만 온전하달 뿐이지 다른 감각들에서 장애를 가진 건 외려 나였다는 깨우침이다. 온전한 건 시각 하나이건만, 그나마 안경의 힘을 빌리지 않고 세상 그 무엇도 제대로 바라볼 수 없었고, 나이 들고부터 가까이 있는 사물조차 구별하기 힘들어 두어 개의 안경을 번갈아 얼굴에 걸쳐야 한다.

 

저자는 그녀를 통해 누가 누구를 치유하고 치유 받고 가 아니라, 시각 바탕으로 한 나무공부를 그녀에게 들려주는 정도가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이었다. 어쩌면 내가 그녀의 느낌에 귀 기울여야 했다고 전한다.

 

저자는 이야기를 술술 읽어가는 동안, 내 프로그램에 동참하였던 아이들이 생각났다. 처음에는 자존감 낮은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해야 이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강의를 진행했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아이들이 점차 표정이 밝아지고 발표력이 늘어나면서 당당하게 변해가는 모습에 따라 나도 당당해지고 밝아지는 내 모습을 겪으면서, 그때 누가 누구를 치유해? 그건 아니구나 오히려 내가 아이들을 통해 치유되고 성장해가는구나 생각했던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또 한 차례 마음이 치유되고 성장해감을 느꼈다. 유려한 저자의 문체에 내 마음의 강물이 감동으로 여울지며 흐르는 것을 발견한다. 때때로 밑줄치고 좋은 문장은 베껴가면서 읽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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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의 비밀 - 아시아 베스트 컬렉션 아시아 문학선 15
바오 닌 외 지음, 구수정 외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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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의 비밀

 

 

그로테스크한 내용도 아니면서 그로테스크하게 읽힌다. 판타지도 아니면서 판타지처럼 읽힌다. 소실이 허구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면서도 푹 빠져서 읽었던 이유는 문체가 아름다워서이기도 했지만, 따라가는 내내 스토리 전개가 궁금해졌기 때문이리라. 강바닥에서 아내와 딸아이, 그리고 이름 모를 여인이 그를 올려다고 있다며 자신의 아이의 죽음을 알리는 남자, 홍수로 불어난 강물 속에서 건져 올린 것은 자신의 딸아이가 아니라 솟구쳐 오르던 여인의 아이라는 것을 말 한마디 없이 그렇게 말하는 저자의 문장에 탄복하고 만다. , 나는 왜 이런 문장을 쓰지 못하지?

 

작가는 자신이 겪었던 전쟁에서 느꼈던 경험을 녹여 홍수로 겪었던 일로 소설화하고 있다. 한바탕 휩쓸고 간 수마로 인한 생채기들, 그러나 강물은 잔잔하게 말없이 흐르는 것이다. 그러나 고요히 강바닥에서 올려다보고 있는 아내와 아이, 그리고 이름 모를 이웃이었던 여인이 자신의 올려다보고 있다고 그의 슬픔을 말하고 있다.

 

 

땀 흘려 개척해놓은 땅을 마을에 수도사가 들어와 그 땅을 가로채고 부당하게 세금을 징수하는 수도사에게 반발하는 마을 사람들 이야기, 어느 곳에든 이런 사람들은 존재한다. 예나 지금이나 악덕 고리대금업자처럼 가난한 사람들 등골을 빼먹는 이야기는 종종 읽힌다.

 

 

제방 둑이 폭격을 맞아 무너지면서 쓰나미처럼 몰려오던 물결, 그 물결에 밀려 지붕위로 간신히 올라가 떠내려가다가 도토리 열매처럼 나무에 매달렸던 사람들, 겨우겨우 그렇게 매달려 피난을 했지만, 그들의 마지막 사투를 벌이던 나뭇가지마저 와직끈 불러졌을 때, 그들은 더 이상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이 대목을 읽다가 6.25가 떠올랐고, IMF가 떠올랐고, 천안함, 세월호가 차례로 떠올랐다. 더 이상 우리에겐 안전한 제방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 그 거센 물결이 다가왔을 때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거세게 밀려오는 쓰나미에 내던져질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에, 슬픔의 얼굴이 우리들 자화상을 올려다보고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닫는다.

 

밖으로는 제방이 무너져서 안으로는 검은 옷을 입은 수도사가 수탈을 해서 무너지는, 외세와 내세가 힘없는 서민들의 생명을 수탈하고 일상을 수탈하는, 가렴주구의 참혹한 상을 아름다운 문체로 표현하고 있음이 놀라웠다.

구구절절 설명조로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명료하게 오랫동안 역사의 물결 속에 숨어 있는 비밀들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4살 때 기억이 난다. 갑자기 내린 비로 홍수가 나서 집으로 가는 내를 건널 수가 없었다. 그때 어머니와 아버지는 손을 꼭 잡고 내를 건넜다. 나를 아버지가 목마에 태워 내를 건넜다. 그때 붉은 물이 달려와 아버지 허리춤을 휘감던 그 물결을 영영 잊지 못한다. 그 물결은 금방이라도 우리 가족을 집어 삼킬 듯 사나웠다. 나는 원숭이 새끼처럼 죽을힘을 다해 아버지 목에 매달렸다. 물이 그렇게 무서운 얼굴을 했다는 것을 처음 깨달은 날이었다. 그 후 잔잔한 물조차도 무서운 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가만히 우리나라 역사의 강을 들여다본다. 그 강물엔 얼마나 많은 슬픔과 아픔이 배여 있을까?

얼마나 많은 눈물과 비밀이 숨어 있을까? 말없는 강물을 들여다보노라면 그 밑바닥에서 우리들을 올려다보는 이름 모를 얼굴들이 수도 없이 떠오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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