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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인생학교 지적으로 운동하는 법 (체험판)
프런티어 / 2016년 9월
평점 :
판매중지
지적으로 운동하는 법
통념상 우리는 스포츠선수는 머리가 나쁘고 철학자나 저술가는 몸이 허약하며 기력이 부족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관점은 신체활동과 정신활동이 어떤 식으로든 대립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나 에너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존재 자체가 둘로 분리되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것은 철학자들이 말하는 실체이원론으로써 서양사에서 가장 유명한 개념이다. 데카르트도 정신과 육체를 분리해서 생각했는데, 그는 모호하다는 것은 다 배제했다. 유일하게 남은 것이 정신이다. 오직 정신만이 데카르트이며, 나머지는 의심스럽고 애매한 육체에 불과하다는 의미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 말했다.
이러한 실체이원론은 철학적으로 계보가 훌륭한 오래된 관념 중 하나이다. 플라톤 역시 정신을 ‘참된 자아’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플라톤 정신을 계승한 기독교에서는 데카르트처럼 의심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육체를 경멸했다.
지금도 데카르트와 플라톤의 육체를 향한 경계심은 오늘날에도 많은 공감을 얻는다. 정신은 고귀한 것이고 육체는 하찮은 것이라는 생각은 사람들을 망가뜨린다.
니체의 말처럼 정신과 육체가 하나라는 것을 온전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곧 지적으로 운동한다는 것은 온전함을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이다. 온전한 인간미를 즐기고 더욱 강화해나간다는 뜻이란다.
공상, 자부심, 희생, 아름다움, 겸손, 아픔, 일관성, 숭고함, 일체감이란 주제로 간 파트별로 풀어나갔다. 술술 넘기다 밑줄 치고 읽고 또 읽으면서 되새김하다가 메모한다.
숭고함은 유능한 수영선수처럼 뛰어난 실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위험이나 고통의 가능성만 느끼면 되는 것이다. 어린 아이라면 바닷가에 가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수영 배운지 일주일 되었다면 수영장의 물의 힘과 규모를 기분 좋게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으로써 바다의 숭고함을 가장 잘 음미할 수 있는 것이다.
철학자들은 유한성을 인정했다.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제약을 받는다는 사실적인 인식이다. 우리는 작고 쉽게 망가지는 존재이다. 우리의 시계는 쉬지 않고 움직인다. 숭고함에는 두려움, 충격, 경외심 같은 감정이 숨겨져 있다. 이런 점들은 우리가 위험에 노출된 작고 연약한 육신임을 알려준다. 그러나 숭고함에는 기쁨도 포함된다. 안전하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그런 연약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뭔가의 일부로서 강해지고 안전해질 수 있다는 깨달음의 느낌이 바다 같을 때가 있다. 위협을 느끼면서도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바다에게서 우리는 느낀다. 그것이 바로 숭고미이다. 두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는 안도감을 주는 것....이 바로 숭고미이다.
단전호흡을 하는 동안에 편안해지고 우주에 흐르는 에너지와 일체감을 느낄 때, 그때 우리는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 요가나 명상은 우리에게 때때로 편안한 행복감을 준다. 명상은 근육 단련과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집착에서 자유로워지며 혈압을 낮추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등 여러 면에서 건강에 이롭다.
우리가 우리의 몸과 마음에서, 어떤 순수하고 착한 마음이 아직 태중에 있고, 변하지 않고, 온갖 물질에 더럽혀지지 않는 느낌이 우리들 가슴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행간과 행간 사이에서 스스로 긍정하게 되고 위안을 얻게 된다.
저자는 말한다. 명상은 바늘땀을 풀 때 사용하는 집게 같은 것이라고. 단단하게 박혀있던 삶을 솔기에서 뜯어냄으로서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보도록 도와준다고...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 아닐까? 술술 책을 읽어가는 동안, 명상은 굳이 형이상학적이지 않아도 마음만 먹으면 우리들은 행할 수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