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만 해도 신심 나는 법구경 이야기 - 쉽고 재미있는 원빈 스님의 불교입문서
원빈 지음 / 이층버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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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만 해도 신심 나는 법구경 이야기

 

 

 

 

 

아주 오래전에 마음공부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화엄경, 묘법연화경, 성경 ...에 있는 좋은 말씀을 들려주던 스승이 계셨다. 그 스승을 통해 처음 입문하게 됐던 법구경, 그 당시 좋은 말씀이 참 많아 궁금했었다꼭 찾아 읽어야지하고 별렀는데, 이제야 접한다. 꼭 집어 어떤 말씀이었는지 잘 떠오르지 않지만, 가슴이 따스해지던 기억만은 또렷하다. 그때 당시 어떤 측면에서 법화경하고는 사뭇 다른 내용이라는 것만 기억한다.

 

살다보면 아무리 노력해도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의문투성이들을 누구나 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저 사람은 뭐든 손만 대면 잘 되는데, 나는 왜 안 될까? 그 고민에 대한 최소한의 문제해결이라도 하고팠던 것일까? 이 책을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였고 마음이 넉넉해졌다. 답답한 속내가 시원하게 뻥 뚫리는 기분이다.

 

현대인들이 살아가면서 수많은 스승들을 만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스승을 만나는 일은 정말 어렵다. 왜 그럴까? 훌륭한 스승이 없어서가 아니다. 우리 스스로 개인주의적 문화속에서 누군가를 믿고 따른다는 것이 익숙지 않은 일이다. 또한 잘못된 믿음으로 생겨나는 폐해들이 미디어에 자주 공개되니 무엇인가를 믿는 것보다 의심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스승을 모시는 일은 수행의 길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항상 선스승을 발원하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훌륭한 스승과 함께 할 수 없다면 스스로 돌아보아야 한다. 스스로 점검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거울이란다.

  

. 마음을 돌이켜 살피지 아니하면 경전을 보아도 이익이 없다.

. 성품이 공한 것을 알지 못하면 좌선을 해도 소용이 없다.

. 원인을 가볍게 여기고 결과만 중히 여기는 것은 이익이 없다.

. 아만을 꺾지 않으면 법을 배워도 이익이 없다.

. 정법을 알지 못하면 고행을 해도 소용이 없다.

. 마음에 진실한 덕이 없으면 교묘한 말을 해도 이익이 없다.

. 남의 스승의 될 私德이 없으면 여러 사람이 따라도 이익이 없다.

. 안으로 實德이 없으면 밖으로 아무리 젠 체해도 이익이 없다.

. 일생을 독단으로 살면 여러 사람 속에 있어도 소용이 없다.

. 교만에 가득 차 있으면 계행을 지켜도 이익이 없다.

 

이런 가르침을 책 속에서 발견하고 나는 손뼉을 쳤다.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마음 속에서 스스로 인정하고 실천하기 어려웠다. 언젠가부터 속세에 젖어 의심하고 불신하는 버릇이 생겼다. 물론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야 맞다. 그러나 너무 의심하다보니 이제 마음에 스스로 거울을 삼을 스승이 별로 없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집과 편견, 고집으로 똘똘 뭉쳐간다. 심각하다.

 

언제부터인가 전통 사상은 사라지고 서양의 개인주의가 들어와서 만연하더니 이제는 개인주의를 넘어서 이기주의가 팽배하다. 그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자기 수양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리 얽히고 저리 얽힌 거대 조직속에서 한 개인이 독야청청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곤한 일이다. 그러니 어쩌랴. 홀로 고립되어 살아갈 수는 없을 바에야 적당하게 타협하며 나는 살아간다. 언젠가부터 나의 사고체계 속엔 자기 수양이란 말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그냥 사회적 기류에 적당히 발을 맞춰 살아간다. 자신을 더 이상 꾸짖거나 반성하지 낳고 셰계에 적당히 타협하는 자신을 스스로 인정하고야 말았다. 한편 어디로 흘러가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는 무기력한 자신을 발견하고 놀라웠다.

 

 이대로 살아가서는 안된다고 막연하게 느긴다. 그러나 결코 결연히 일어나 스스로 실천하지 못하는 나약한 나다. 그렇게 좌절과 절망 속에 있는 나를 구하려면 어떻게 해서든 우리는 스스로 우리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 그러려면 반드시 훌륭한 스승을 가슴 속에 모셔야 한다. 그것이 부처님이던 예수님이던... 기타 다른 성인이던 그 거울을 통해 우리를 스스로 단련시켜야 한단다.

 

우리 마음은 성과 같단다. 성을 지키는 병사가 적군이 쳐들어와서 성안의 동료들에게 알리고 성문을 닫아걸어야 하는데, 병사가 졸고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성문을 지키는 병사는 늘 깨어 있어야 한다. 이처럼 우리 마음의 번뇌를 잘 다스리려면, 적군이 다가올 때마다 잘 방비해야할 것이다. 이 책은 한 장 한 장 그러한 지혜들이 가득하다.

 

아무리 좋은 법문을 많이 배워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집착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고 스스로 깨어서 정진한다면, 스스로 법문을 통찰하게 되고 깨닫게 되리란 말씀, 우리 모두는 스스로 수행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마음에 불심은 스스로 자란다. 여러 가지 일화들을 들어가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저자를 따라가는 동안 내 마음속에도 불심의 싹이 한 촉 터오르기 시작...

 

모든 것은 마음이 앞서가고 마음이 이끌어가고,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나쁜 마음으로 말하고 행동하면 괴로움이 저절로 따르리라. 수레바퀴가 황소 발굽을 따르듯이.

 

모든 것은 마음이 앞서가고 마음이 이끌어가고,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깨끗한 마음으로 말하고 행동하면 행복이 저절로 따르리라. 그림자가 몸을 따르듯이.

 

세상에 읽기만 해도 믿음이 가는 그런 책 하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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