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자로 가는 길 2 암자로 가는 길 2
정찬주 글, 유동영 사진 / 열림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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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정찬주는 작가다. 아니 소설가다.
그런데 소설로 알려진 것보다 암자 기행문으로 더 널리 알려져있다.
제목에서처럼 스님보다 더 스님같은 소설가인 셈이다.
그가 십여년간 전국의 산자락을 돌아다니며 직접 찾은 암자가 100 여곳.
하나같이 아름다운 풍광과 사연을 지닌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암자를 오르며 만나는 꽃과, 나무와, 새와, 짐승들, 그 자연을 대면하며 함께 숨쉬고,
암자에 올라서는 숨겨진 사연들과, 천혜의 비경에 감탄하고, 그곳에서 만나는 스님들과
차 한잔에 인생과 철학을 논하며 인연을 쌓아가는 작가 정찬주의 암자기행은 읽는것만으로도
가슴을 후련하게 정화시켜 주는 듯하다.
 

 
 
 
정찬주의 저서로는 <소설 무소유>, <산은 산 물은 물>, <하늘의 도>, <대백제왕>등의 소설과
<암자로 가는길>, <돈황 가는길>, <선방 가는 길>, <정찬주의 다인기행>등의 산문집이 있다.
그런데 책에서 소개된 저서 말고도 '현대불교'를 찾아보니 <길 끝나는 곳에 암자가 있다>,
<암자가 들려준 이야기>, <암자에는 물 흐르고 꽃이 피네> 등의 암자 관련 서적이 더 있었다.
이번에 출간된 <암자로 가는길 2>까지 더하면 암자 관련 서적만 대여섯권이 되는 셈인데
백여곳이 넘는 암자를 찾았다고 하니 정말 '암자 전문가'라 불리울만 하다.
지금은 암자기행을 마치고 자신이 직접 전남 화순 운주사 근방에 '이불재'라는 암자를 지어
생활하고 있다고 하니 스님보다 더 스님같은 분이 아닌가 한다.
 
책에서는  본인을 가리켜 '나그네'라 칭한다. 암자를 찾아 높은산에 올랐다가 잠시 머물며
명상에 잠기고 다시 먼길을 떠나는 본인의 모습을 '나그네'라는 말보다 더 적합한 단어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불교 신자이다보니 이 덧없는 세상에 잠시 왔다 떠나가는
인생살이를 덧대 '나그네'라 칭했는지도 모르겠다.
김천 천덕산 산성암으로부터 시작된 암자기행은 나주 덕룡산 문성암에 이르러 긴 여정을
마치고 책을 끝맺는다. 32곳의 전국에 있는 암자를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눈에 띈 곳은
무안 승달산의 목우암. 내가 가본 곳이기도 하거니와 내가 십여년간 학창시절을 했던
모교 뒷산에 있는 암자이기 때문이다. 보통 유명한 절에 가면 대부분 창건자가 도선국사나
원효대사처럼 덕망있고, 도력 깊은 대사들인데 반해 이 목우암은 중국과 해상교통이 발달한
영산강 문화권에 위치한 탓에 중국 원나라 임천사의 비구승 원명이 창건했다고 한다.


  꿈속에 백운산에 있는 총지사에서 소 한마리가 나와 이곳에 이르는 것을 보고 꿈에서

  깨어난 후 찾아와 보았는데, 실제로 계곡 산길에 소 발자국 흔적이 나 있어 초암을 짓고
 수행을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자 그의 제자 500명도 뒤따라와 암자 옆에 법천사를 짓고
 수행하였다 하여 산 이름도 승달산(僧達山)이라고 불린다.
 



 



목우암 오르는 길 옆에 위치한 '세월의 이끼가 낀 부도들'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사진과 함께 암주인 스님들의 덕담과 불법을 읽어내려가면 내 마음이
깨끗하게 정화되는 느낌이다. 그 밖에 처음 들어본 산사 암자들의 숨은 사연들을 읽어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야김수로왕의 부인인 허황후가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였는데 인도에
있는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으로 지었다는 모은암의 사연도 애닳고, 공식적으로는 고구려
소수림왕 2년에 북방에서 처음 전래되었다는 사서와 다르게 기원전에 이미 바다를 통해
석가모니의 16존자중 여섯번째 존자인 발타라가 9백명의 아라한을 데리고 제주도에 들어와
불교를 전파하고 존자암을 지어 생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 온단다. 아라한 하면
'아라한 장풍대작전'이란 영화 제목이 생각날뿐 아는게 없었는데 이 대목을 읽고 자료를
찾아보니 불자들이 수양을 통해 오를수 있는 최고의 경지가 바로 아라한 이라고 한다.
 
오늘 사찰과, 암자에 관한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있으니, 이 글을 쓰는 나도 그렇고,
이 글을 읽는 이웃블로거분들을 위해 불교 용어 한토막 확실히 알고 가는 기회로 삼자.
네이버 백과사전에 의하면

 아라한은 준말로 나한()이라고도 한다. 아라한은 본래 부처를 가리키는 명칭이었는데,

후에 불제자들이 도달하는 최고의 계위()로 바뀌었다. 수행결과에 따라서 범부(
현인()·성인()의 구별이 있는데, 잘 정비된 교학()에서는 성인을 예류(
일래()·불환(아라한()의 사위()로 나누어 아라한을 최고의 자리에
놓고 있다. 아라한과()는 더 이상 배우고 닦을 만한 것이 없으므로 무학()이라고 하며,
그 이전의 계위는 아직도 배우고 닦을 필요가 있는 단계이므로 유학()의 종류로 불린다.  



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불제자들의 수행에 따라 범부, 현인, 성인으로 구분되는데 최고의
분류인 성인중에서도 예류, 일래, 불환, 아라한 네단계로 나뉘고 아라한이 성인중에서도
최고의 자리라는 거다. 그럼 아라한의 윗단계는 성불을 통해 부처가 되는것일까?
 
자칫 이번 서평에 종교적인 이유로 반감을 가지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휴일날 가족들과 함께 명산의 유명 산사를 찾는 일이 꼭 부처님을 믿고, 종교적인
이유로 찾는게 아니듯, 그저 우리의 문화유산을 답사한다는 생각으로 대해주셨으면 한다.
예전 글에서도 몇번 밝혔지만 나 역시 '하느님'을 믿는 '천주교' 신자이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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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아빠소 > 12월 도서선정을 앞두고...

에세이 분야 서평블로거 아빠소입니다 ^^ 

알라딘에 신간서평단이라는게 있다는걸 알게된후 너무 하고싶어 8기 서평단에 지원하면서도 

"혹시 이거 알라딘에서 책도 많이 사고, 블로거들 사이에서도 서평으로 유명한 사람들만  

선정되는거 아냐?" 하며 불안한 마음도 들었답니다. 

선정되고 난 후 얼마나 기쁘던지~  ^^ 아마 8기서평단에 선정되신 많은 분들이 저하고 같은 

마음일거라 생각됩니다.  

 

처음 내손으로 서평대상 책을 고르던 10월, 알라딘의 신간도서 코너를 몇번이고 둘러보며 

골랐던 네 권의 책이 모조리 미끄덩~ 해버리고 전혀 생각지 못했던 책들이 선정되었더랬죠. 

바로 '산티아고 가는길' 과 '스님의 주례사' 

산티아고 가는길은 좀 있어 보이는 책이긴 한데 어찌나 두껍고 어려운 내용이던지~ 휴... 

그런데 처음과 달리 이삼십장 넘기다보니 점점 재미있어지고 다 읽은후에는 뿌듯한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아~ 이래서 좋은책으로 평가받는구나~ 싶더라구요. 

스님의 주례사 역시 뻔한 좋은말로 채워졌겠지~ 했는데 제 예상을 무참히 짓밟고 뼈가되고 

살이되는 조언을 들을수 있었습니다. 

제가 블로그에 11월을 결산지으며 정리해보니 모두 29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남겼더군요. 

그리고 그중에 1~3위까지 좋았던 책과, 형편없는 책을 선정해놨는데 이 두권이 모두 좋은책 

1~3위안에 들었습니다. 역시 스무분의 에세이 분야 서평단 여러분들이 보는 안목이 있구나~ 

절실히 느끼게 된 계기였죠. 

  

11월, 두번째 책선정을 앞두고 이번엔 다섯권의 책을 골랐습니다. 

오늘 선정된 두권의 책이 배송됐네요.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사는게 참 행복하다' 입니다. 

너의눈에서~는 아쉽게도 이미 읽었던 책이라 기존에 써뒀던 서평을 올려야 할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선물로 줘야겠지요. 그리고 '사는게 참 행복하다' 이 역시 내가 선택한 책은 

아니지만 불안하지는 않습니다. 이미 서평단 여러분들의 안목을 경험했기 때문에 

스무분이 골라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책은 뭐가 달라도 다를거라 확신하니까요~ 

즐겁게 읽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고 방금전 문자 한통을 받았습니다. 12월 선정도서를 신청해 달라는... 

지난 두달 모두 실패했기에 이번엔 한권이라도 포함시키려 또다시 두 눈을 부릅뜨고 알라딘 

신간도서란을 뒤져볼 생각입니다. 이번엔 내가 다른 서평단원분들께 모두 인정받는 좋은 책을 

찾아내고 싶거든요 ^^ 다들 즐겁게 책 읽으시고 좋은 서평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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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마셨을까? - 아니토스 vs 소크라테스 역사공화국 세계사법정 7
육혜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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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재미있는 기획시리즈를 내놨다.
<역사공화국 세계사법정> 시리즈인데 교과서 속에서만 만나볼수 있었던 의미있는 역사를 꺼내어
법정에 세우는 가상법정 이야기이다.
 
1편 왜 이집트인들은 피라미드를 지었을까?
2편 왜 함무라비 법전을 만들었을까?
3편 왜 페르시아 전쟁이 일어났을까?
4편 왜 춘추전국시대에 제자백가가 등장했을까?
5편 왜 석가모니는 왕자의 자리를 버렸을까?
6편 왜 아테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졌을까?
7편 왜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마셨을까?
8편 왜 부차와 구천은 와신상담했을까?
9편 왜 알렉산드로스는 동방 원정을 떠났을까?
10편 왜 진시황은 만리장성을 쌓았을까?
 
이렇게 1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취향에 따라 이런 소재들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들도 있을것이고,
별 관심을 못가지는 독자들도 있을것이다. 보통 학교에서 짤막하게 배웠던 역사적 사실들도 있고,
학교에서는 안배웠지만 주위에서 주워들은 소재들도 있다. 단 공통점은 'A는 B다'라고 주입식
교육을 받았다는 점...
옛 전래동화에서도 콩쥐는 착하다, 팥쥐는 나쁘다, 흥부는 선하다, 놀부는 악하다, 이런 결론을
정해놓고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왜 놀부가 이럴수밖에 없었는가~ 왜 팥쥐는 콩쥐를 구박했을까~
되짚어 보는 시도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하나 예로 들수 있는게 이순신 장군과 원균과의
역사적 평가인데 보통 원균이 이순신을 괴롭히는 악당으로 배워왔으나 인간 원균의 업적과
애국심, 시대적 상황을 재평가 하는 작업들이 근래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가.
이런 관점에서 세계사의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역사적 사실들을 가지고 A는 B다가 아닌 A는
왜? 라고 다시한번 되짚어 볼수 있는 좋은 시리즈물이다.
 
 



 
오늘 읽은 책은 그중에 일곱번째 시리즈인 '왜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마셨을까?' 편이다.
민주주의의 성지 아테네에서 아니토스, 리콘, 멜레토스에 의해 소크라테스는 고발당하고
법정에 섰는데 죄목은 '아테네가 인정하는 신을 모독했다'는 것과 '젊은이들을 선동해서
국가제도를 경시하게 만들었다'는 것. 한마디로 당시의 정치제제였던 '국민참여 민주주의'를
부정했다는 죄목이었다. 
 
아테네의 재판은 배심원제였는데 501명의 배심원 앞에서 원고와 피고가 서로를 변론하고
1심에서 유,무죄의 판결, 2심에서 형량의 결정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1심에서 유죄 281표, 무죄 220표를 받아 유죄가 확정됐고, 2심에서 원고
아니토스등이 주장한 사형 찬반 투표결과 사형찬성이 361표, 반대가 140표로 사형이 확정됐다.
기원전 4세기경이라는데 이토록 정확한 기록이 남아있는지 의문이고, 이 투표결과가 책의
재미를 위한 허구인지, 정말 그런 재판기록이 남아있는지 알수가 없다. 사형을 언도받은
죄인은 사형집행전 추방형태로 아테네를 떠날수 있는 제도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아테네를 떠나지 않았고, 기꺼이 독배를 받아들고 죽음을 맞이했다.
 
위대한 철학자,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로 유명한 소크라테스는 왜 살수 있는 기회를
차버리고 스스로 죽음을 택했을까? 또다른 기록에 의하면 재판이 배심원제였기 때문에
말빨로 배심원들을 설득하고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면 얼마든지 무죄를 받거나 혹은
감형될수도 있었다는데 소크라테스는 굳이 배심원들에게 동정을 구하지도 않았다고 하니
혹자들은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당시 정치체제인 민주정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죽음을 택했다고도 한다.
 
이 책에서 펼쳐지는 가상법정은 사후세계에서 일어나는 재판인데 이미 고인이 된 아니토스가
소크라테스를 상대로 '명예훼손'으로 다시 고소하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법정에서 유죄로
판정받고 사형당한 소크라테스는 '현자', '위대한 철학자'로 후세에 칭송받는 반면 그를
법정에 세운 아니토스는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 내몬 악당으로 알려져있어 억울하다며
소크라테스는 현대 우리들이 알고있는것처럼 대단한 철학자이자 위대한 인물이 아니라고
항변한다. 이에 피고로 나온 소크라테스, 증인으로 나온 그의 제자 플라톤, 크리톤, 디오게네스
등의 증언들로 인해 그 시절 아테네와 그리스의 정치환경, 민주정과 과두정, 그리고 종교와
철학에 대한 활발한 논쟁이 펼쳐지고...
결국 원고와 피고의 최후진술까지 마친후에 피고 소크라테스의 유,무죄 판결은 독자들에게
맡겨진다. 꽤 흥미로운 구성방식을 취하고있다. 다만 성인들을 위한 철학서라기 보다는
청소년들로 하여금 소크라테스 및 그리스의 민주주의와 철학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키워주기
위한 학습서의 성격이 강하다고 할수 있겠다.
도입부부터 마무리까지 철학적인 대화들이 오가는 통에 읽고 무슨말인지 이해하는데 난해함을
느꼈으나, 비로소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이해되는 쉬운 내용들이 나오더라.. 비록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것 같긴한데 분야가 철학이다보니 용어 자체가 어려웠다.
 
결국 결론은 최고의 민주주의라는 '국민참여 민주주의' '직접 민주주의'가 가져오는 폐혜,
절차와 규정에 의한 재판이 아닌 선동과 분위기에 좌우되는 인민재판 형식의 불합리성,
능력있고 똑똑한 사람들로 이루어져야 할 공직자들이 선착순과 제비뽑기로 임명되는 관직제도의
문제점들을 소크라테스는 지적하고 있었고, 이 부분이 당시의 주류를 이루던 기득권층에
의해 제도를 문란하게 하고, 젊은이들을 선동하는 모습으로 비쳐졌다는 내용이다.
 
한없이 약했던 나의 철학적 지식이 아주 조~금 업그레이드된 느낌으로 후기를 마친다.
여러분이 배심원이라면, 판사라면 소크라테스에게 어떤 판결을 내리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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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 연애술 - 女心을 유도하는 금단의 테크닉
하야시 사다토시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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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흥미로운 책이 있어 소개해 본다.
제목대로 <미성년자 관람불가> 아니, 구독불가 라고 해야할려나?
하야시 사다토시라는 일본의 최면요법 전문가가 쓴 '남성전용' 책이다.
제목에서도 최면~ 저자도 최면술사~ 이쯤되면 이 글을 읽고있는 분들은 어떤 내용인지
상상되지 않을까?  '여심을 유도하는 금단의 테크닉' 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빙고~ 한마디로 '여자 꼬시는' 비법을 전수하는 책이다. 그것도 그냥 꼬시는게 아니라
최면술의 원리를 이용해 무의식적으로 여자들이 나를 거부하지 못하게 하는 그야말로 '무림의 비서'
인 것이다. 남자들의 로망~ 이 책을 읽고나면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절대 반지'를 낀채 뭇여성들에
둘러싸인 내모습을 상상해볼수 있다. 음하하하핫~~~   ㅡㅡ;
 
 



 
여기까지만 읽고도 서둘러서 구매하려고 책정보를 클릭하시는 분들도 몇몇 보인다. ㅡㅡ;;
하지만 오해하지 마시기 바란다. 비윤리적인 책이라면 그런 '금서'를 떳떳하게 출판할리가 있겠는가..
사실 솔깃하는 내용이긴 해도 패륜까지 갈 내용은 아니다. 그보다는 최면이라는게 원래 힘으로
강제로 이끄는게 아니라 상대가 스스로 마음을 열게 하는 원리이다 보니 이러한 원리를
남녀관계에 적용시켜 여자들이 경계심을 풀고 나에게 호감을 갖게하는 방법을 조언하는 것이다.
하지만 더 깊이 들어가보면 사실 이런 방법들을 우리가 모르고 있는게 아니다.
시중에 돌고도는, 남자들이 흔히 알고있고, 들어왔던 얘기들이다. 소위 '매너'라고도 일컬어지는...
 
예를 들어보자.
처음 만난 여성과 대화를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 시종일관 떠들고만 있다면 상대여성은
애써 싫은 내색을 안할지라도 속으로 '뭐 이런 남자가 다있어?' 하겠지...그리고 그자리에서 2차는
물론 애프터도 물건너 갈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내말을 많이 하지 말아라, 상대의 얘기를
경청하라~ 는 얘기를 한다. 그러면서 상대가 뭐에 관심이 있는지, 무슨 얘기 하는걸 좋아하는지
간파하라는 것. 누구나 알고 있는 얘기 아닌가.. 그리고 또 한토막.
상대의 말에 맞장구를 쳐줘라~다. 설령 내가 관심이 없거나 아는게 없더라도 상대 여성이 신나게
떠들고 눈이 반짝이는 화제가 나오면 웃으면서 상대의 말에 적극적인 리액션을 보여라는 것.
이 역시 남자라면 누구나 체험을 통해, 또는 선배들의 조언을 통해 익히 알고있는 사실들이다.
비록 실천을 못해서 문제이긴 하지만...
 
결국 이 책은 '최면술'이라는 마교의 주술로 여성들의 정신을 잃게해 못된 짓을 하라는 목적이
아니다. 여성들의 경계심을 풀고, 마음을 열게 해서 내 여자로 만들수 있는 심리적 방법을 실천에
응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하지만 남녀관계에 대한 책이다 보니 19금의 내용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남자라는 동물이
여자를 꼬시는 것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결국은 잠자리를 갖는게 최종목적이 될테니까...
그래서 이 책에서는 처음 여성을 만났을때부터, 사귀게 되고, 섹스까지 이르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며 그동안 여자 앞에만 서면 자신감을 잃고 쩔쩔 매오던 쑥맥 남성들을 코치해준다.
또한 섹스, 삽입, 피스톤 운동, 체위, 오르가즘, 페니스, 펠라치오, 쿤닐링구스라는 화끈화끈,
부끄부끄한 단어들이 여기저기 나열돼 있다. 
 





목차만 살펴봐도 왜 이 책이 <미성년자 구독불가>라고 했는지 이해되지 않는가!
이 사진 한장으로 멈칫하고 포스트를 열심히 읽던 몇몇 분들 또다시 인터넷 서점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ㅡㅡ;;;
 
part 1. 연애에 도움이 되는 최면이론과 방법
part 2. 연애를 잘하기 위한 절대원칙
part 3. 연애를 지배하는 무서운 이미지 상자
part 4. 최면심리_섹스로의 초대
part 5. 성적 본능을 불러일으키는 섹스 in 트랜스
part 6. 인기있는 남자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
 
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 하야시 사다토시는 최면을 이용하여 사람의 내면심리와 무의식의 작용에 대한 독자적인
논리로 식품제조, 판매, 경영, 프리젠테이션, 연애기술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여자들을 선천적으로 무서워하는 남자들이나, 아직 변변한 연애나 결혼도
못하고 있는 노총각들, 또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을 못하고 전전긍긍 대고 있는 젊은이라면
한번쯤 책의 도움을 받아 (여자에게 최면을 걸라는 말이 아니다) 자신감을 찾을수 있으면
좋겠다. 그게 책을 낸 저자의 바람이기도 하고...
나 역시 남중, 남고를 졸업하고 대학을 공대로 진학한 다음 군대까지 섭렵하는 초절정 코스를
거쳐오는 바람에, 그리고 워낙 숫기도, 이성에 대한 용기도 없는 삶을 살았기에 만약 내가
총각때 이런 책을 읽었다면~ 하는 생각을 잠깐 해보기도 했다. 난 다행히 여우같은 마누라를
만나 꽁꽁 묶여 살고있어서 다행(?)이지만 아직까지 솔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여자앞에만
서면 땀을 비질비질 흘리며 말한마디 못하는 나같은 남자들이 좀 많은가 말이다.
 
책에서도 잠깐 소개되지만 착하고 순진하고 한여자밖에 모르는 남자와 이여자 저여자
손대고(!) 다니는 바람둥이 이렇게 두 남자가 있다면 여자의 선택은 우리 생각과 다르게
(그리고 많은 여자들이 부정하겠지만) 당연히 바람둥이를 선택한다.
나쁜 남자 신드롬이 이는것을 봐도 여자가 진정 원하는건 '나만을 사랑해주는 진실된 사랑'이
아니라 '나를 잘 다뤄주는, 다른 말로 여자를 잘알고 이해해주는, 테크닉이 좋은남자'를
선택한다는거다. 물론 결혼 상대를 선택하는거라면 말이 다르겠지만 연애할때는 그렇다는거다.
이건 본능이다. 그래서 나처럼 순정파들은 억울한거다.

이 서평을 마무리 하기 전에 노파심에서 몇마디 주절거려 본다.
이 글을 보신 분들 중에 혹여 '이 저질들...', '남자들은 다 똑같애..', '이 블로그 주인장 미친거 아냐?'
라고 성토하실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이 책에 대한 서평을 남기는 이유는
 
첫째,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내가 읽은책'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그간 읽어놓고도 기억도 못하는
수많은 책들에 대한 시행착오를 멈추기 위해 내가 읽은 모든책에 대해 서평 형식으로 기록을 남기기
위함이요,
둘째, 내 블로그를 자주 찾아주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내가 책의 홍보나 판매를 위해 글을 쓰는
블로거가 아니라는걸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아시리라 믿기 때문이고,
셋째, 우리나라 출판계와는 전혀 다른 일본 문학(이런 장르를 문학이라 보기는 어렵지만)에 다양한
소재에 대해 소개하는 측면도 있음이다.
나 자신도 이 책을 읽고 일본 출판계의 다양한 소재발굴과 직설적인 내용들에 대해 깜짝 놀랐으니까.
끝으로 이 '최면연애술' 의 근간을 이루는 정신은 바로 '여성 존중' 이라는 점을 밝히고 마무리한다.
 
부디 남자분이든, 여자분이든 이 포스트를 흥미롭게 읽으셨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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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읽 2014-02-01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읽었습니다 ^^
 
러블린의 멜로디북 - Lovelyn's Melody Book
린 (Lyn)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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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전 탤런트 조안이 쓴 '단 한마디'를 읽고 연이어 연예인이 쓴 책을 읽게됐다.
오늘 읽은 책은 가수 린의 '러블린의 멜로디북'
아마 자기자신을 지칭하는 러블리~ 린 의 줄임말이 러블린 이겠지? 멜로디북이면 노래책인데?
햇병아리 같은 샛노란 컬러에 깔끔하고 정갈한 표지가 무척 맘에 들었다.
조그마한 사이즈, 그리고 책을 휘리릭~ 한번 훓어보니 사춘기 소녀의 일기장마냥 아기자기한
사진들에, 그림에, 낙서에, 자기고백 글들로 이루어져있다.
 
린(Lyn) 본명은 이세진. 2000년에 '기억'이란 타이틀곡으로 1집을 발표한, 올해 11년차 발라드 가수다.
히트곡은 <사랑에 아파본적 있나요>, <사랑했잖아>, <보통여자>, <어떡하라고>, <날 위한 이별>,
<이별살이>, <사랑 다 거짓말>, <매력쟁이>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으며 발매한 음반만 스무장에
이른다.  쭉쭉빵빵한 걸그룹이나 아이돌 그룹, 댄스곡 위주의 가수들이 차지하고 있는 티비에는
잘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대한민국의 '노래 잘하는 가수' 팬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져있다.
 
연예인들의 출간 러시에 편승해 그녀도 책을 냈다. 도대체 어떤 책일까?
특이하게도 그녀가 쓴 에필로그를 먼저 소개 해야겠다.


요즘은 개나 소나 책을 낸다는 얘기도 있는만큼 어떤 무리들에게는 제가 '개나 소' 둘 중에
하나로 비춰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보니 더 열심히, 진심을 가득 담아 원고를 쓰지
않으면 안되겠더라고요...(후략)


자칫 욕먹을 각오로 낸 책, 러블린의 멜로디북은 그러나 나에게는 합격점을 받았다.
책을 읽으면서 소소한 일기장을 들여다 보는 기분을 느낄수 있었는데, 사춘기 소녀의 일기장은
아니었고 '서른살 소녀의' 일기장을 들여다 보는 느낌?
 
중간중간 아래 그림과 같은 유치함도 마음껏 보여주고,
 
 



 
또 노래가사와도 같은 싯구들도 보여주고,
 
 





지나왔던 사랑이야기와 자기가 꿈꾸는 삶, 후회, 각오, 일상등을 '도곤도곤'하게 표현해낸다.
 
* 도곤도곤 : 콩당콩당 혹은 두근두근
 
이밖에 사전에도 없는 생소한 의성어, 의태어, 합성어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런 식이다.
 
"처음이 아닌데 꼭 그런 것처럼 마음이 보폴거린다"
"~ 항상 나에게 미국쟁이라고, 미국이 뭐가 그렇게 좋으냐고 투덜대지만 난 언제나 '미제는 똥도 달다'
라는 옛말도 못 들어봤냐고 우쭈쭈대며여러 방면으로~"
"유심히 보게 된 그의 꼬물거림들로 나는 괜히 심장이 옹골옹골해졌다"
"올리브유를 프라이팬에 두룽두룽한바퀴 두르고"
"브로콜리의 초록한본연의 맛을 느낄수 있죠"
 
* 보폴거린다 : 폴폴거린다
* 우쭈쭈대며 : 우쭐해하며 비아냥거리는 모양새
* 옹골옹골 : 설레임과 흥분 상태의 중간쯤?
* 두룽두룽 : 골고루, 적당히
* 초록한 : 싱싱한

이를두고 P162 57번째 글에서 '크레이티브한 그 것' 이란 글로 이유를 밝히는데,


  나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말들을 만들어 얘기하고 싶다.

  읽는 사람이나 쓰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그 뜻이 달라지는 나만의 표현들.

  예를 들면 국어사전에는 없는 '오롱하다'라는 말.

  나한테 오롱함이란.

  자기전에 그 나른한 때, 그때 보드라운 이불을 발가락으로 부비부비 할 때.

  난 그 기분이 참 오롱하다.

  기분이 '보폴거린다'는 말도 사전엔 없지만 내 책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상할 수 있는 기분일지도 모른다. 그런게 재미있고 좋다.

  흐흐. 문법에 꼭 맞아야 하나? 국어사전에 꼭 명시되어 있어야 하나?

 

  "마음을 얘기하는건데, 마음대로 해도 괜찮잖아요"
 
  

그러고보니 책에서 자주 사용되는 국적불명의 새로운 의성어, 의태어들은 읽기 그리 난해하지
않고 쏙쏙 이해되고 있다. 린은 엉뚱쟁이다.
게다가 절대공감 '열가지 부탁'
 






하나, 친하지도 않으면서 결혼식이나 돌잔치에 부르지 좀 마세요. 속 보이거든요.
두울, 뭐 대단한 서비스 받아가며 밥 먹을 생각은 없지만 좀 친절하게 대해 주세요. 그래도 손님인데.
세엣, 밥 한번 먹었다고 우리 사이를 대단하게 생각하지는 말아주세요. 사람 일이 또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요.
네엣, 내가 예전에 어땠고 누굴 만났고 평소 어떤 사람이라고 비아냥거리지 좀 마세요.
네 과거는 뭐 털어서 먼지 안 날 것 같으세요?
다섯, 돈도 잘 버는 양반이 제발 나한테 얻어먹지 좀 마세요. 네 돈만 아까운거 아니거든요.
여섯, '야!'라고 부르지 좀 마세요. 나도 엄연히 이름이 있는 사람이라고요!
일곱, 인사하기 싫으면 그냥 지나가세요. 뻘쭘한 표정으로 받는 인사는 하루종일 기분 나빠요.
여덟, 튕기지 좀 마세요. 네가 어디가서 나 같은 여자를 만나겠어요.
아홉,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말하지 마세요. 여태껏 당신만큼 나를 사랑해준 사람은 없었어요.
여얼, 멀리에 있다고 내 마음 의심하지 말아주세요. 나는 정말 당신밖에 모른단 말이에요!
 
책을 읽으며, 아니 서른살 소녀의 일기장을 훔쳐보며, 문득 그녀의 노래가 듣고싶어졌다.
이런 감수성과 위트를 가지고 익살스러운 엉뚱쟁이 그녀의 노래는 어떤 맛일까?
11년차 발라드 대표가수로 한껏 재고 다닐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소지섭에 열광하고,
드라마에 빠져있으며, 좋아하는 노래 이어폰 끼고 듣기를 좋아하고, 낯선곳에서의 멋진 남자와
로맨틱한 일탈을 꿈꾸면서, 식당의 불친절함을 툴툴거리는, 삭힌 홍어와 돼지고기와 김치를
곁들인 삼합에 막걸리를 마시는 멋을 아는 평범한 소시민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읽는 사람의 기분까지 업시켜 주는 책.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십대보다는 이삼십대에게
어필하는 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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